“인위적 디스크 제거 없이 통증 완화… 추간공확장술로 척추질환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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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의 허리질환 치료
인체 자연 면역반응 통한 흡수 유도
최소 절개로 흉터 줄여 젊은층 선호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허리 통증. 그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이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구부정하게 앉아 있어 척추에 무리가 가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탈출한 디스크가 추간공의 전방부를, 황색인대가 추간공의 후방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탈출한 디스크가 추간공의 전방부를, 황색인대가 추간공의 후방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기존에는 탈출된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거나 고주파 등으로 소작하는 치료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고도 통증을 완화하고 자발적 흡수를 유도하는 ‘추간공확장술’이 주목받고 있다.

추간공의 후방부로 접근해 황색인대를 절제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서울 광혜병원 제공
추간공의 후방부로 접근해 황색인대를 절제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으로부터 허리디스크의 병리학적 구조와 다양한 치료법, 추간공확장술이 가져올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알아봤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란 무엇인가.

“허리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디스크는 척추뼈(추체) 사이에 위치한 타원형 구조물로 추간판이라 한다. 추간판은 중심의 수핵과 이를 둘러싼 섬유륜, 위아래 추체와 맞닿는 연골성 종판으로 구성된다. 이 중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상태를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한다.”

―허리디스크의 종류와 이를 구분하는 법은.

“먼저 발생 부위에 따라 구분한다. 경추·흉추·요추·천추·미추로 구성된 척추 중에서 흉곽으로 구속돼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흉추나 유합 분절로 척추 마디 사이에 추간판 없이 연결된 형태의 천추와 미추는 추간판탈출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즉 가장 움직임이 많은 경추와 요추에서 빈발하는데 경추의 경우 목디스크, 요추의 경우 허리디스크라고 한다.

다음으로 디스크의 탈출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디스크는 후종 인대가 감싸고 있는 뒤쪽으로 주로 탈출·파열되는데 탈출 정도가 초기 단계인 디스크 팽윤(bulging)부터 디스크 돌출(protrusion), 디스크 탈출(extrusion), 가장 심한 상태인 디스크 부골화(sequestration)의 4단계로 나누거나 디스크 팽윤을 생략한 3단계로 구분한다.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완전히 빠져나와 파열된 상태를 강조할 때는 디스크 파열(ruptured disc)이라고 한다.

탈출 방향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수평 방향 기준으로는 가운데 방향과 극외측 방향으로 나뉘며 수직 방향 기준으로는 어깨 방향과 겨드랑이 방향으로 구분한다.”

―환자마다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요추는 5개 마디로 구성되며 각 마디 사이에 디스크가 존재한다. 탈출한 마디 위치에 따라 증상 부위가 달라진다. 위쪽 마디일수록 허리에, 아래쪽일수록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이 내려간다. 탈출 방향이 중심부면 신경다발을 누르고 극외측이면 신경가지를 압박하므로 증상 양상도 서로 달라진다.”

―허리디스크는 척추관협착증과 관련이 있나.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스크가 중앙 방향으로 심하게 탈출하면 척추관을 좁혀 신경다발을, 극외측으로 터지면 추간공을 좁혀 신경가지나 후근 신경절을 압박한다. 신경이 지나는 공간의 크기는 일정한 상태에서 탈출·파열된 디스크가 그만큼 해당 공간을 좁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스크가 마모돼 거의 없어지면 위아래 추체 간격이 완전히 줄어 추간공 면적이 감소하고 추간공 협착에 따른 신경가지의 압박이 더욱 심해진다.”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

“허리디스크는 급성과 만성 요인이 비교적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증상의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로 대응하며 상태가 악화되면 디스크를 직접 절제하거나 고주파·플라즈마·레이저 등으로 소작한다. 디스크 절제 위치, 접근 경로에 따라 치료법의 명칭도 다양하다. 디스크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케이지 삽입을 통한 척추 유합술로 이어진다. 케이지 삽입 방향, 케이지 종류 등에 따라 수술 명칭이나 분류가 달라진다.”

―추간공확장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디스크는 대부분 후종 인대가 감싸고 있는 후방으로 탈출하는데 그중 극외측 방향으로 튀어나온 경우 추간공을 심하게 좁혀 신경을 압박한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의 전방부 공간(배쪽 경막외강)에서 터진 디스크에 대해 반대편인 후방부(등쪽 경막외강)로 접근해 특수 키트로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와 황색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넓혀준다. 이렇게 확보된 공간 덕분에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완화된다. 특히 등쪽 경막외강은 디스크나 혈관, 주요 신경이 밀집된 배쪽 경막외강보다 훨씬 안전한 접근 경로로 시술 과정에서 신경이나 혈관 손상 등의 합병증 위험도가 현저히 낮다.”

―추간공확장술은 기존 치료와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특징은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소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스크는 퇴행 변화가 심한 인체 조직 중 하나로 제거 시 오히려 퇴행 변화가 악화되기 쉽다. 반면 추간공확장술은 디스크를 그대로 보존하며 인체 면역반응을 통한 자발적 흡수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즉 신경 압박을 줄여 초기 통증만 조절되면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흡수될 수 있다. 최소 절개로 근 손실과 흉터가 거의 없고 디스크를 보존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특히 젊은 층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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