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배드민턴… 10연속 랠리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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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서 만든 4족보행 로봇
셔틀콕 궤적따라 빠르게 반응
KAIST서 개발한 로봇 ‘라이보’
벽 짚고 이동하며 파쿠르 시연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로봇시스템연구소에서 개발한 배드민턴 로봇 ‘애니멀-D(ANYmal-D)’. 취리히연방공대 제공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로봇시스템연구소에서 개발한 배드민턴 로봇 ‘애니멀-D(ANYmal-D)’. 취리히연방공대 제공
26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기 대회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로봇 하프 마라톤에 이어 중국의 로봇 기술을 과시한 행사로 평가된다. 격투는 실시간으로 상대 움직임에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 고난도 로봇 기술이다. 벽을 짚고 이동하면서 복잡한 지형을 민첩하게 돌파하거나 인간과 자율적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4족보행 로봇도 등장하는 등 로봇의 눈부신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 벽 짚고 달리는 4족보행 로봇

황보제민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4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를 활용해 ‘파쿠르(parkour)’를 시연하고 연구 결과를 28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공개했다. 파쿠르는 맨몸으로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등 지형지물을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활동이다.

다양한 장애물을 연속으로 피해야 하는 고난도 코스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짧은 시간 안에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동 계획을 세우는 ‘플래너 모듈’과 계획에 따라 착지 지점에 발을 정확히 내딛도록 하는 ‘트래커 모듈’로 구분된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후 인공신경망을 활용해 이동 시뮬레이션을 반복 훈련했다. 코스 난도를 점차 높이면서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실제로 실내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라이보는 빠르게 달리면서 바닥이 아닌 수직 벽면에 발을 정확히 짚고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에 보고된 방식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했던 지형이다. 라이보는 넓은 간격을 연속으로 뛰어넘거나 경사면, 계단 등 다양한 지형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탐색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재난 현장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이동해야 하는 로봇 설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4족보행 로봇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 인간과 배드민턴 10회 랠리 성공

인간과 자율적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로봇도 등장했다. 마 윤타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로봇시스템연구소 연구원팀은 인간과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4족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28일(현지 시간)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공개했다.

배드민턴은 전신의 정확하고 빠른 반응이 중요한 운동이다. 공의 궤적을 예측하고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라켓도 휘둘러야 한다.

연구팀은 배드민턴 라켓을 붙잡아 휘두르는 상체와 네발 달린 하체로 구성된 4족보행 로봇 ‘애니멀-D(ANYmal-D)’를 개발했다. 기계학습의 한 분야인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애니멀-D가 카메라 데이터를 활용해 셔틀콕의 궤적을 예측하고 움직이도록 훈련했다.

실제로 인간과 배드민턴 대결을 진행한 결과 애니멀-D는 코트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속도와 각도로 셔틀콕을 되받아쳤다. 인간과 최대 10회 연속으로 셔틀콕을 주고받는 ‘랠리’를 성공했다. 애니멀-D는 라켓을 휘두를 때 넘어지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돼 안전성도 고려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보행 로봇이 협동해서 움직여야 하는 미래 시스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드민턴#휴머노이드 로봇 격투기 대회#라이보#4족보행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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