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도 병력도 없던 건강한 28세 남성이 운동 중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다 결국 응급 뇌수술을 받게 됐다. 격렬한 운동, 탈수, 고카페인 섭취가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의학 학술지 Cureus에는 헬스장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던 중 뇌에 피가 고이는 ‘비외상성(자발성) 경막하혈종(Spontaneous Subdural Hematoma, SDH)’ 진단을 받은 미국인 남성의 사례가 소개됐다. 그는 과거 병력도 없고, 머리에 충격을 입은 적도 없던 전형적인 ‘건강한 젊은 남성’이었다.
사진=Cureus사건 당일, 그는 새벽 3시 헬스장에서 등 근육 강화 운동인 ‘광배근 풀다운(lat pulldown)’ 을 반복하던 중, 머리에서 ‘펑’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약 20분 동안 왼쪽 눈의 시력을 일시적으로 잃었고,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동반해 응급실을 찾았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돼 귀가했으나, 이후 며칠 동안 지속적인 두통과 간헐적인 구토, 메스꺼움이 계속됐다. 사건 발생 6일째 되는 날, 그는 하루 종일 어지럼증을 느꼈고 심한 구토까지 겹쳐 다시 응급실에 내원했다.
환자는 평소 지병이나 약물 복용 이력이 없었으며, 머리에 외상을 입은 적도 없었다. 그는 1년간 꾸준히 운동해 33kg을 감량한 상태였다.
당시 탈수 증세가 있었으며 운동 직전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도 섭취했다. 문제가 발생한 순간에는 약 80kg의 중량으로 세 번째 랫풀다운 세트를 수행 중이었다.
CT 검사 결과, 약 8mm 크기의 양측성 경막하혈종이 확인됐다.
뇌 외상 없는데 왜? “정맥압 상승이 원인일 수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경막하혈종은 보통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환자는 외부 충격을 받은 적이 없었고, 추가 검사에서도 혈관 기형이나 동정맥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비외상성 경막하혈종을 진단했고, 개두술을 통한 혈종 제거 수술을 권고했다. 그러나 환자는 초기에는 이를 거부하고 보존적 치료를 선택했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서 그는 결국 수술을 받았고, 수술 5일 후 퇴원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환자가 운동 전 탈수 상태였고, 운동 직전에 고카페인 음료를 마셨다”며 “이러한 저수분 상태와 카페인, 격렬한 운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맥압을 높이고 출혈 가능성을 높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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