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 폴리코사놀 전도사로 알려진 이병구 레이델 대표가 자서전 ‘베스트옵션’을 출간했다. 단돈 600달러를 들고 쫓기듯 호주에 이민했던 이 대표는 40년 만에 연 매출 7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기업을 일궜다.
그는 혈관 속 찌꺼기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청소해 주는 고밀도 지단백(HDL)에 관심을 갖고 한국 최초로 HDL 연구소를 세웠다. 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오히려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심근경색, 협심증, 뇌중풍(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저밀도지단백(LDL)은 친숙하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이상지질혈증의 주범이다.
건강한 혈관 전도사 이병구 레이델 대표가 최근 자서전 ‘베스트옵션’을 출간했다. 이병구 레이델 대표 제공
이 대표는 전 세계 학자들을 모아 HDL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HDL 연구자를 지원하고 장학금도 전달한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그의 이야기에는 실패와 도전을 거듭하며 힘겹게 찾아낸 사업과 건강의 베스트옵션이 담겨 있다. 그를 만나 HDL 건강 철학과 베스트옵션의 인생철학을 들어봤다.
그림 한 장으로 바뀐 사업과 인생
이 대표는 자타 공인 ‘HDL’ 전도사다. 지난 20년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많은 학자와 제약기업이 총콜레스테롤 또는 LDL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얼마나 낮추는가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 대표는 시종일관 HDL의 품질과 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HDL은 혈관 청소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HDL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호주 약국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그림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라는 제목의 분홍색 책 속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여 막히고 병든 혈관과 건강한 혈관의 단면이 그려져 있었다. 이 대표는 “혈관이 막히기 전에 예방하고 병든 혈관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만성질환은 결국 혈관이 병들어서 생기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혈관을 건강하게 해줄 답을 찾아 호주에서 쿠바로 날아갔다. 쿠바국립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HDL을 높이면 혈관 내막 속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플라크 크기가 줄어 혈관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추출 정제한 폴리코사놀이 HDL을 15%까지 높인다는 인체 적용 시험 결과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호주와 한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쿠바산 폴리코사놀의 기능성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고 폴리코사놀은 현재 700억 원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제품으로 성장했다.
“나이는 70세, HDL 나이는 40대”
지난 30년간 꾸준하게 폴리코사놀을 먹어 온 이 대표의 HDL의 품질과 양은 어떨까. 그 답은 뜻밖에도 그의 명함에 있었다.
얼마 전 HDL 연구원에서 전자 투과 현미경(TEM)으로 확인한 자신의 HDL 입자 사진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명함에 넣은 것. 올해 70세인 이 대표의 HDL은 고지혈증을 앓는 35세 남성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HDL 품질과 기능만으로는 40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 이 대표는 “저는 HDL을 장수 인자라고 부른다”며 “질병 없이 장수하려면 혈관이 건강해야 하고 HDL의 수치가 높고 품질이 좋은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하게 장수했다는 데이터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HDL이야말로 초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건강관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카를로스 핀레이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쿠바 대통령이 인류에 이바지한 과학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상으로 한국 기업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기간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쿠바 국민을 위해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장비 지원과 응급 현장 필수 장비인 의료용 산소발생기, 백신용 주사기 100만 개, KF94 마스크 100만 장 등 쿠바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제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목적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40년간 사업을 통해 본인이 찾은 베스트 옵션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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