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손’은 몇 세대?… 모르고 바꾸면 보험료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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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바로 알기 〈上〉
1999년 출시 후 4000만 명 가입… 2, 3세대부터 자기 부담금 비율↑
2021년 7월부터 판매 중인 4세대… 비급여 항목 전체 특약으로 보장
1년 이용량 따라 보험료도 바뀌어… 손보협회서 가입 시기 확인 가능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가 실손보험에 대해 알려면 먼저 본인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몇 세대인지 알아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듬법률사무소 제공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가 실손보험에 대해 알려면 먼저 본인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몇 세대인지 알아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듬법률사무소 제공
현재 가입해 있는 실손보험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최근 실손보험 5세대 출시를 앞두고 실손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다.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만나 실손보험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임 변호사는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실손보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췄다.

● “실손보험 도입 이후 4000만 명 이상 가입”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를 받을 때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나 자기 부담금을 보전한다. 임 변호사는 “199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400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명실공히 제2의 건강보험이 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단일 체계가 아니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체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판매 중인 실손보험은 3차례 개정을 거친 4세대 상품이다. 2009년 9월까지 가입했던 1세대 실손보험은 입원할 때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매월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2009년 10월 표준약관이 도입되면서 2세대 실손보험 시대가 열렸고 표준약관이 적용됐기 때문에 표준화 실손이라고 불렸다. 2세대 실손보험부터 의료비 중 일정 비율(10% 또는 20%)을 환자가 지불하는 자기 부담금이 생겼다.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 이후 판매된 상품이다. 자기 부담률이 더 높아졌고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기본 보장이 아닌, 별도 특약을 통해 보장했다. 보험 가입 시기를 알고 있다면 실손보험 세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입 시기를 알지 못한다면 손해보험협회 ‘내보험찾아줌 서비스’에 접속해 가입한 연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특약으로 보장

2021년 7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실손보험은 4세대로 분류되는데, 비급여 항목 전체가 특약으로만 보장된다. 특약을 선택하지 않으면 보험료 부담은 낮출 수 있지만 비급여 항목은 보장받지 못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간 비급여 항목 이용량에 따라 갱신할 때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된다. 지난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을 많이 받았다면 올해는 보험료가 인상되는 방식이다. 가입자 부담을 차등화해서 형평성을 도모했다.

임 변호사는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며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일종의 유인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커지는 애물단지”라며 “일부 의료기관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진료, 일부 가입자의 의료 쇼핑, 기술 발전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비급여 항목 진료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세대 114.7%, 2세대 112.4%, 3세대 149.5%, 4세대 131.4%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부분 적자인 상황이라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 자기 부담률 높이고 보장 범위 줄이는 방향으로


실손보험 개편은 자기 부담률을 높이고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만 보장하는 등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은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비중증 질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보장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자기 부담률을 50%까지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가입자와 의사, 병원 단체는 크게 반발한다. 보장한도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환자별 적정 이용을 위축시키고 비급여 진료 전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임 변호사는 “정부가 이 같은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고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할 리도 없다”며 “실손보험 개혁 취지는 건강보험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실손보험이 오히려 공보험 체계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보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보험에 대한 정부 개입은 정당한 것일까. 1, 2세대 가입자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일까. 다음에는 정부의 실손보험 개혁 이유와 5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을 알아보고 실손보험 변경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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