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노화’ 황반변성, 심하면 실명… 정기검진 필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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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 환자 2.5배 급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20만471명이었던 황반변성 환자 수가 2023년에는 49만7338명으로 최근 5년 동안 약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의 노화라고 불리는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신경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신생 혈관의 출현, 부종, 출혈이 나타나면서 점점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에 이르기도 하는 질환을 말한다.

길현경 분당제생병원 안과 주임과장은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진료실에서 황반변성으로 치료받는 환자도 많아지고 안구 내 주사 시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황반변성은 아프지 않고 느리게 진행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병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면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정확한 명칭이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일 정도로 나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고 세포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병하기 때문이다. 이에 황반변성은 6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황반은 우리 눈에서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손상되면 회복이 매우 어렵다.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증상은 중심 시야가 이상해지는 것이다.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얼굴이 찌그러져 보이게 된다. 황반변성은 중심부만 흐려지고 주변은 비교적 정상으로 보이는 특성이 있으며 차선이나 책상 모서리 등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고 휘어져 보이게 된다.

길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건성 황반변성은 황반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믈이 쌓이고 망막색소상피세포와 시세포가 서서히 위축되는 질병으로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한다”라며 “아주 서서히 진행되고 대부분 시력 저하가 심하지 않아 항산화 비타민제와 루테인 등을 복용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한다”고 말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부종이나 출혈 때문에 생기는데 황반에 물기가 고여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 황반변성의 10% 정도지만 매우 급격하게 진행돼 실명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양안 건성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약 10%가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고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항VEFG라는 항체 주사를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 치료를 한다.

길 주임과장은 “황반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부종이나 출혈이 반복되면 망막에 흉터가 생겨 시세포가 손상되고 영구적인 시력 소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1∼2년에 한 번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건강한 식생활, 루테인·비타민 섭취,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와 모자 착용이 중요하다.

초기 황반변성을 집에서 셀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암슬러 격자’라는 바둑판 모양의 직선을 보면서 직선인지 아닌지, 암점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방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꼭 한쪽 눈을 가리고 하나씩 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혈이 생긴 경우에는 검은 점이 생겨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게 돼 특정 글자가 사라지거나 끊어져 보이고 직선이 구불구불해 보인다.

#헬스동아#건강#의학#황반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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