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CLA 연구진은 전기차 급속충전소 인근의 미세먼지 농도가 일반 도심보다 최대 3배 높다고 밝혔다. 전력 변환 장치와 냉각 시스템이 미세입자 배출의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이는 전기차 친환경 이미지의 역설적 문제로 지적된다. 게티이미지
전기차 급속충전소(DCFC) 주변의 미세먼지(PM2.5) 농도가 인근 일반 도심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주요 수단인 전기차 확산의 역설이다.
미국 UCLA 필딩 공중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마이클 제렛(Michael Jerrett) 교수팀은 지난해 2~5월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전역의 직류급속충전소 50곳과 배경 도심 미세먼지(PM2.5) 농도를 비교 측정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2023년 11월 기준, LA카운티는 미국에서 전기차 급속충전소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 도심서 벗어난 충전소도 높은 농도
분석 결과 전기차 급속충전소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7.3~39.0㎍/㎥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경 도심의 충전소가 없는 지점은 3.6~12.4㎍/㎥로 훨씬 낮았다.
특히 웨스트 할리우드와 산타 클라리타처럼 LA중심에서 많이 벗어난 지역 충전소에서도 각각 39와 34㎍/㎥라는 높은 수치가 관측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PM2.5 농도가 24시간 기준 9㎍/㎥ 이하일 때 ‘좋은 대기질’로 간주한다.
■ 전력 생산 과정에 미세입자 발생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기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교통 수단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기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기를 직류(DC)로 변환해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력 캐비닛에서 미세 입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캐비닛에는 전자기기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 탑재돼 있는데, 냉각팬이 내부 표면의 먼지와 입자를 흩날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충전소 오염도 해결해야 ‘깨끗한 교통’
공동 저자인 위팡 주(Yifang Zhu) 교수는 “교통 수단의 전기화는 캘리포니아의 기후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이 전환의 핵심”이라며, “건강한 환경을 완전히 실현하려면 DCFC 충전소에서의 예상치 못한 배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깨끗한 교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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