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려운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습도까지 높아 밖을 잠시만 돌아다녀도 온몸에서 땀이 샘솟는다. 끈적끈적한 느낌을 말끔히 지우기 위해 매일 더블 클렌징, 항균 비누, 바디 스크럽이나 때수건 등으로 각질 제거를 권장하는 미용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루틴은 피부와 환경 모두에 해로울 수 있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전문의들은 지나친 관리로 인해 오히려 ‘피부장벽’이 손상될 수 있다며 몇몇 부위만 신경 써서 씻으면 된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AP통신이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해 바람직한 샤워방법을 정리했다.
기본적인 샤워 방법
샤워는 복잡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미지근한 물로 매일 샤워하고, 향이 없는 저 자극 클렌저를 사용한 뒤 보습 로션이나 오일을 바르는 정도면 충분하다.
물 온도가 너무 뜨겁거나 샤워 시간이 길어지면 피부장벽 유지에 필요한 천연 유분(피지)이 제거되어 건조함과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비누는 민감성 피부용을 사용하고, 항균 비누는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자극적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겨드랑이나 엉덩이에 종기가 지속적으로 생기는 자가 면역 질환인 ‘화농성 한선염’을 앓는 사람에게는 항균 비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샤워 후 물기가 약간 남은 상태에서 오일을 바르면 보습에 도움이 되지만, 오일은 수분을 공급하는 보습제가 아니라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기지 못하도록 잠그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일과 보습제는 용도가 다르다는 것.
전신 더블 클렌징은 불필요
얼굴 화장을 지울 때 사용하는 ‘더블 클렌징’을 몸 전체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 더블 클렌징은 오일 기반 클렌저로 화장품과 과도한 피지를 제거한 다음 물 기반 클렌저로 남은 잔여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전신을 더블 클렌징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의과대학의 피부과 교수인 올가 부니모비치(Olga Bunimovich) 박사는 “몸 전체를 두 번 닦을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대개 비누를 과하게 사용한다”며 “몸 전체를 비누로 문질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니모비치 교수는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만 비누를 사용하고 나머지 부위는 그냥 물로 씻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각질 제거는 주의해서
각질 제거는 몸에서 죽은 피부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기에 기본적으로는 피부에 좋다고 피부 전문의들은 말한다. 하지만 매일 하거나 과도하게 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건성 피부, 아토피, 여드름이 있는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각질 제거 후 피부에 발진이 생긴다면 각질을 너무 많이 제거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거친 스크럽제나 때수건보다는 젖산이나 글리콜산이 함유된 각질 제거제가 더 적합하며, 이 역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짧은 샤워로 물 절약하기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1인당 물 사용량은 305.6리터(2022년 기준)다. 130리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과 덴마크의 2배 이상이다. 아직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국민이 더 많지만 우리나라는 물 부족 위험성이 높은 ‘물 스트레스 국가’에 속한다. 샤워기의 1분당 물 사용량은 12리터에 달한다. 7월 10일 현재 강원 영동, 제주 지역 등은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물 절약이 필요하다. 미지근한 물로 짧고 효율적인 샤워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오와 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전문의 니콜 네그베네보르(Nicole Negbenebor) 박사는 “피부는 여러분이 가진 가장 큰 방어막 중 하나다. 그러니 잘 관리해줘야 하지만 때로는 ‘좋은 것’도 지나치면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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