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귀화한 ‘뉴토끼’ 운영자…불법 유통에 골병 드는 韓 웹툰

  • 뉴스1
  • 입력 2025년 7월 24일 0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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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사 공조 어려워 수년째 기승, 전체 4000억원대 피해 추정
네카오 IP, 영상화도 성공적…“범죄 근절로 우리 경쟁력 지켜야”

(한국만화가협회 제공)
(한국만화가협회 제공)
국내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이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면서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지만 불법 유통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이트 서버를 해외에 두거나 운영자가 외국인으로 귀화한 경우도 있는데 수사 공조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웹툰 업계는 불법 유통 엄벌을 주장하며 외국 정부의 적극적인 수사 공조를 촉구한다.

수사망 피해 도망간 ‘뉴토끼’ 운영자, 수사 공조는 지지부진

24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는 다음 달 11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거주하는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뉴토끼’ 운영자 체포와 국내 송환을 요구한다.

양 협회는 일본 정부에 ‘뉴토끼’ 운영자의 국내 인도 송환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뉴토끼’ 운영자는 2022년 수사망을 피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인으로 귀화했다. 웹툰 외에도 웹소설(북토끼)과 일본 만화(마나토끼)를 불법으로 유통하는 여러 사이트를 운영하며 범죄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뉴토끼’의 누적 페이지 조회수는 11억 5000만 회로 국내 주요 불법 유통 사이트 6곳의 누적 조회수 절반에 달한다. 단순 유통에 그치지 않고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해 범죄 수익도 내고 있다. 추산 피해 금액은 약 398억 원이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뉴토끼’ 운영자 국내 송환 촉구 서명운동 (서명운동 구글폼 화면 캡처)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뉴토끼’ 운영자 국내 송환 촉구 서명운동 (서명운동 구글폼 화면 캡처)


불법 웹툰 유통은 수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토끼’ 외에도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버젓이 활동하면서 국내 업계의 피해액은 수천억 원대를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불법 웹툰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4465억 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웹툰 산업 규모의 20.4%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는 현재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통해 ‘뉴토끼’ 운영자의 정확한 거주지와 행적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그를 체포하면 한국과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즉각 인도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양 협회는 “귀화한 ‘뉴토끼’ 운영자를 잡기 위해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며 “창작자 권리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올라온 한국 디즈니플러스(+) 시청 순위.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Low Life)이 22일 기준 1위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 캡처)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올라온 한국 디즈니플러스(+) 시청 순위.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Low Life)이 22일 기준 1위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 캡처)

영상화로 세계 시장 뻗어나가는 韓 웹툰…“우리 콘텐츠 지켜야”

불법 유통물 근절의 필요성은 최근 국내 IP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히면서 더욱 대두되고 있다. 영상화한 콘텐츠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원작 역주행까지 이끌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한 2023년 국내 웹툰 산업 규모는 전년보다 10% 늘어난 약 2조 1890억 원으로 추산된다. 2차 콘텐츠 생산과 글로벌 확장에 힘입어 수익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저작권 보호가 중요하다.

카카오웹툰 ‘파인’은 16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 공개되자 한 달 전보다 원작 조회수 약 58배, 매출은 약 26배 늘었다.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공개 이틀 만에 한국·일본·대만 3개국에서 톱3에 올랐다.

네이버웹소설 ‘내남편과 결혼해줘’는 지난달 일본판 리메이크 드라마가 공개된 후 아마존 프라임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한국판도 덩달아 2위까지 역주행에 성공했다. 일본 웹툰 서비스 라인망가에서는 완결된 웹툰이 인기 순위 5위, 여성 인기 3위를 기록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국내 IP가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되면서 밸류체인(가치사슬) 성공 사례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불법 유통을 통한 저작권 침해와 범죄수익 창출을 확실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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