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베개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영국 BBC가 각종 연구와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조명했다.
2013년 미국 침대회사 아메리슬립(Amerisleep)은 일주일 동안 세탁하지 않은 베갯잇을 검사했는데, 제곱인치당 약 30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이는 변기 시트에서 평균적으로 검출되는 것보다 1만7000배나 많은 수치다.
2006년 영국 맨체스터대 감염병·세계보건학 교수 데이비드 데닝과 그의 동료들은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최소 18개월에서 20년 정도 된 베개 6개를 모아 검사했다.
이 베개들은 평소 사용 중이었던 것인데, 모두 곰팡이가 검출됐다. 특히 흙에서 흔히 발견되는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가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데닝은 “수치로 보면 베개 하나당 수십억, 수조 개에 이르는 곰팡이 입자가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곰팡이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밤에 머리에서 땀을 흘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누구나 침대에 집먼지진드기를 가지고 있고, 진드기 배설물이 곰팡이의 먹이가 된다. 게다가 매일 밤 머리를 대는 베개는 따뜻하게 데워지기 때문에, 습기와 먹이, 따뜻함이라는 곰팡이 생존에 이상적인 환경이 모두 갖춰져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사람들은 베개를 거의 세탁하지 않기 때문에, 곰팡이는 베개 속에서 평온하게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 또 우리가 베개를 두드리거나 정리할 때 곰팡이 포자가 침실 공기 중으로 퍼질 수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베개를 세탁한다고 해도 곰팡이는 최대 50도까지의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오히려 세탁이 베개를 더 습하게 만들어 곰팡이 번식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데닝은 천식이나 폐 질환, 부비동염(축농증 등)이 없는 사람이라면 2년에 한 번 베개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3~6개월마다 새 베개를 사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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