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 파악해 컴퓨터에 명령… 메타 ‘손목 밴드’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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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 측정
초당 0.88개의 동작 구분해 인식
손가락 장애인 등 컴퓨터 활용 도움

미국 메타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 입력장치 ‘뉴로모터 인터페이스’. 간단한 손짓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고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Reality Labs 제공
미국 메타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 입력장치 ‘뉴로모터 인터페이스’. 간단한 손짓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고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Reality Labs 제공
미국 메타 연구팀이 간단한 손짓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거나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손목 밴드를 개발했다. 근육이 약하거나 손가락 절단·마비 등이 있는 사람도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컴퓨터 등 기술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 리얼리티랩 연구팀은 손목 근육의 전기신호를 감지해 간편하게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무선 입력장치인 ‘뉴로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23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전자장치는 키보드와 마우스,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몸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조작된다. 이동 중이거나 다른 작업을 병행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경우나,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활용이 제한된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메라와 관성 센서 기반으로 손짓이나 몸짓을 활용해 기기에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이 등장했지만 카메라가 움직임을 포착해야 하는 등 제약이 여전히 존재한다.

연구팀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인 전기근전도(sEMG)를 측정해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할 수 있는 손목 밴드 형태의 장치를 개발했다.

몸의 전기 신호를 활용해 전자기기와 상호 작용을 이뤄내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단, 대다수는 침습(일부가 체내로 들어가야 하는)적인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특정 개인에게만 적용돼 범용성이 부족했다. 개인마다 다른 근육의 작동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제로 꼽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비침습적으로, 금속으로 된 접점을 통해 sEMG 센서가 근육의 전기 신호를 감지한다. 손목 둘레를 총 16등분으로 나누어 신호를 측정한다.

연구팀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기기를 구현하기 위해 수천 명의 실험 참가자로부터 수집된 sEMG를 기록했다. 데이터는 인공지능(AI) 딥러닝으로 학습돼 어떤 사람이 착용하더라도 보정 없이 일정한 수준의 성능을 끌어냈다. 장치는 무선통신 방식인 블루투스 수신기를 통해 컴퓨터와 연결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초당 약 0.88개의 동작을 구분해 인식하고 분당 평균 20.9단어를 필기했다.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의 키보드 입력 속도는 분당 약 36단어다. 사용자가 엄지를 상하 좌우로 움직이거나 검지나 중지를 엄지와 붙였다가 떼는 등의 손짓도 높은 정확도로 인식했다.

연구팀은 “문자 입력 오류율은 7%, 14글자에 1개꼴로 모바일 타이핑의 오류율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장치를 처음 착용한 사용자도 몇 분 만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개인화 작업을 거치면 필기 인식 성능이 최대 30% 향상됐다.

연구결과는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근육이 약해졌거나 절단, 마비 등으로 손가락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편리하게 조작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 재활 등 의료 분야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메타 연구팀은 sEMG 모델링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결과에 포함된 총 300명분의 sEMG 기록 데이터 1060건을 익명 처리 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는 수백 명의 과학자·공학자들이 약 10년에 걸쳐 노력한 결실”이라며 “훈련 데이터셋을 더 광범위하게 수집하면서 sEMG 해독 모델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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