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전 청력손실 때 보청기 착용… 치매위험 61% ↓

  • 동아닷컴

코멘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70세 이전 청력손실이 있는 사람이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향후 20년 안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보청기 미사용자보다 61%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보건과학센터(샌안토니오) 글렌 빅스 알츠하이머병·신경퇴행성질환 연구소 릴리 프랜시스 박사 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

연구 팀은 매사추세츠 주 프레이밍엄 주민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CVD) 위험요인을 장기 추적하는 프레이밍엄심장연구(FHS)의 원조(부모) 코호트와 2세대(자녀) 코호트 참가자 2953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기초평가 시점에서 모두 60세 이상이었으며 치매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원조 코호트는 1977~1979년, 자녀 코호트는 1995~1998년에 귀에 소리를 들려주는 순음 청력검사를 받았고, 상태가 더 좋은 쪽 귀의 평균 청력역치(들을 수 있는 범위의 데시벨)가 26㏈ 이상인 경우 청력손실로 분류했다. 이후 최장 20년 동안 참가자들을 추적해 치매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추적기간에 치매진단을 받은 사람은 583명(19.7%), 이 중 245명(42%)이 청력검사 당시 70세 미만이었다.

분석결과 청력검사 당시 70세 미만이고 청력손실 진단 후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발생 위험이 6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연령대에서 청력손실이 없는 사람들은 청력손실 후에도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발생 위험이 29% 낮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연령, 성별, 혈관 위험요인, 교육수준을 보정한 뒤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되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반면, 기초 청력평가 시점에서 70세 이상인 사람들에서는 보청기사용과 치매위험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큰 표본 규모, 표준화된 청력평가, 장기 추적조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보청기 사용여부를 자가보고 방식으로 단 한번만 확인했고, 사용기간과 지속성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 했으며, 청력손실에 대한 조기개입이 나이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청력손실 정도가 덜한 단계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아울러 보청기 사용자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더 좋았을 가능성이 있어, 이 역시 보청기 사용과 무관하게 치매위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특히 중등도 이상의 청력손실 고령자 중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이 17%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력손실이 나타날 경우 최대한 빠르게 보청기를 사용함으로써 치매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청기 착용이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자들이 청력손실 후 보청기를 사용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인지기능 저하율을 3년간 비교한 결과, 보청기 착용 그룹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48%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손실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신경퇴행에 따른 단순한 증상인지 아니면 이러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관련 연구 논문 주소: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urology/fullarticle/2837714?resultClick=1)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