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장기이식병원 설치… 혈액질환-폐암 수술 ‘강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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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보다 강한 2차병원] 〈1〉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국내 첫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 성과… 정신-재활-영양 등 통합 케어 제공
고난도 조혈모세포이식 성과 안정적… 평균 1달 진료대기 기간 2주로 줄여

《국내 병의원은 동네 의원에 해당하는 1차 의료기관과 종합병원, 전문병원에 해당하는 2차 의료기관, 20개 이상 진료과목을 개설하고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전공의 수련병원 역할까지 맡고 있는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뉜다. 하지만 의료 시설과 의료진 역량이 상급종합병원 수준인 2차 의료기관도 많다. 2차 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진료비가 저렴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짧으며 접근성도 좋다. 본보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함께 우수 2차 의료기관을 찾아 소개한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당초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이 개설된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정부가 환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수도권 병상 증설을 제한하고 병원 자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현재는 2차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9년 5월 개원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805병상 규모다. 개원 초창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응급실뿐만 아니라 전 병동이 폐쇄되기도 했다. 현재 중증 및 응급 치료에 집중하고 장기이식, 혈액, 폐암 등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며 3차 병원 못지않은 2차 병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 故 김수환 추기경 유지 이어 장기이식병원 설치

연 500건 이상 폐암 수술이 진행되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암센터 의료진이 폐암 수술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제공
연 500건 이상 폐암 수술이 진행되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암센터 의료진이 폐암 수술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제공
2021년 3월 은평성모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병원이 문을 열었다. 병원명은 각막 기증으로 사랑과 나눔을 세상에 전하고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로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으로 지었다. 김 추기경 기념관은 전국 성모병원 중 유일하게 설치됐다.

장기이식병원은 2차 병원에서는 드물게 올해 8월까지 신장이식 137례, 간이식 90례, 심장이식 20례 등 장기이식 393례를 진행했다. 최근 국내 최초로 뇌사 기증자 신장을 로봇수술로 이식하고 생체 신장 로봇이식까지 성공했다. 2차 병원이라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식 전후 환자 관리를 위한 다학제 진료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사회사업팀, 약제팀, 영양팀, 이식코디네이터 등이 참여해 전인적 케어를 제공한다. 또 수혜자와 공여자 모두를 위한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한 위령미사, 뇌사 장기기증자 ‘기억의 벽’ 조성 등 생명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사회적 실천도 이어가고 있다.

●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2년 연속 전국 6위

2020년 가동된 혈액병원은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과 함께 가톨릭 의료 네트워크를 구성하며 급성골수성백혈병,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림프종, 만성 백혈병 등 중증 혈액질환 치료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6월 조혈모세포이식 500례를 달성하며 2년 연속 조혈모세포이식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은평성모병원은 3차 병원에서 보통 한두 달가량 소요되는 외래 진료 대기 시간이 평균 2주 정도로 짧은 편이다. 진료를 마친 뒤 2, 3일 이내에 입원이 가능하다. 반면 입원 기간에 여유가 많아 3차 병원보다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은평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자가 이식은 물론이고 비혈연, 반일치, 제대혈 이식 등 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동종이식에서도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동종이식 268건을 진행했으며 65세 이상 이식 96건, 70세 이상도 15건 이상 진행하며 연령과 난이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 폐암 수술 연간 500건 이상 진행

은평성모병원 암센터는 3차 병원보다 편안하고 더욱 빨리 지원하는 코디네이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0개의 다학제 협진팀은 ‘보다 빠른 암 치료’를 위한 ‘일주일 서비스(One week service)’를 마련했다. 전담 코디네이터, 빠른 진료 예약 및 검사, 다학제 간 치료 계획 협의 등으로 암 환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최적의 치료 결과를 도출한다. 연간 500건 이상 폐암 수술이 진행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단일공 흉강경 수술을 통해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환자가 절반 이상이다.

배시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장은 “진료의뢰서가 없어도 2차 병원에서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 대기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며 “3차 병원과 비교할 때 진료비도 적은 편이라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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