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쥐꼬리 보조금…단통법 폐지됐지만 공짜폰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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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지원금·매장지원금 받아도 여전히 고가
업계 “통신사 지원금 약해…경기 침체도 원인”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의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 휴대전화 매장들이 영업 중인 모습. 2025.09.30/뉴스1ⓒ 뉴스1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의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 휴대전화 매장들이 영업 중인 모습. 2025.09.30/뉴스1ⓒ 뉴스1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문을 연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매장 복도는 한산했다. 유리 진열장 속 신형 아이폰이 반짝였고 ‘아이폰 전 모델 최저가 보장’, ‘아이폰17 현금할인 개통’ 같은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발길을 멈추는 손님은 드물었다.

아이폰17은 이달 19일 국내 출시됐다. 올해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되면서 업계는 ‘보조금 자율경쟁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놨다. 소비자들도 ‘출시 초반 대규모 할인’을 예상했다. 그러나 출시 열흘이 지난 현장은 예상보다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날 아이폰17의 공통지원금은 모델에 따라 달랐다. ‘아이폰17 프로’와 ‘아이폰17 에어’에만 45만 원이 적용됐고, ‘아이폰17 기본형’과 ‘프로맥스’는 지원금이 없었다. 매장지원금(판매점 추가지원금)은 모든 모델이 40만 원 수준이었다. 두 지원금을 모두 받으면 프로 모델 기준 실구매가는 약 93만 2000원으로 계산된다.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조건이 붙었다. 6개월간 월 11만 5000원대 고가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 기깃값과 통신비를 합치면 한 달 부담이 16만 원에 가깝다. 중학생 딸을 둔 40대 여성 강모 씨는 “딸이 새 아이폰을 갖고 싶어 해 큰맘 먹고 나왔지만, 노트북보다 비싼 값에 고가 요금제까지 써야 한다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점주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휴대전화를 판매 중인 업주 A 씨(50대 남성)는 “통신사의 지원 정책이 예전같지 않다”며 “단통법 폐지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애플의 고가 전략도 할인 체감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출고가 자체가 높아 ‘지원금 확대’가 소비자가 느끼는 실구매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A 씨는 통신사의 지원이 약한 상태에서 “마침 최근 경기가 좋지 않고, 기곗값도 지나치게 올라갔다”는 점을 언급했다.

단통법은 2014년 시행돼 통신사와 판매점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며 생기던 혼란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원금 상한제’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올해 7월 전면 폐지되면서 ‘자율경쟁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지만, 첫 시험대였던 아이폰17은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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