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탄핵 민심 오독도 오도도 안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2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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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통일당·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구성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네거리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왼쪽)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6차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5.1.11 뉴스1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직전 조사인 3주 전과 비교하면 국민의힘이 10%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포인트 떨어졌고, 그 결과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갤럽 조사(국민의힘 32%, 민주당 33%)와 별 차이가 없게 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은 3주 전 조사에선 찬성 75%, 반대 21%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찬성 64%, 반대 32%였다. 갤럽 측은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 국회의 탄핵소추안 내용 변경 공방, 수사권 혼선과 체포영장 집행 불발 등 난항 속에 진영 간 대립이 한층 첨예해졌다”고 했다. 그 와중에 기존 보수 지지층은 결집하고 야권에 대한 중도·진보층의 기대감이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여권은 이번 조사를 놓고 현재 관저에서 농성 중인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거나 민심이 계엄의 불법성을 부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면 안 된다.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조사 때도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19%에 그쳐 국민의힘 지지율 32%와 괴리를 보였다.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은 따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도 여전히 탄핵 찬성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고 중도층의 탄핵 찬성 비율도 여전히 70%로 반대(24%)의 세 배 가까이 됐다.

결국 탄핵안 가결 직후 응답을 꺼렸던 보수층이 야권의 강공 드라이브 속에 이번 조사에서 적극 응답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진영 논리에 따라 답하는 정당 지지율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혹은 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평가로 왜곡하지 말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독주에 중도 및 보수층이 실망하거나 결집한 측면이 크다. 그 점에서 야당이 국가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려는 노력보다 대선 셈법에만 몰두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면 민심은 떠나갈 것이다. 여야 모두 탄핵 민심을 오독(誤讀)해서도 오도(誤導)해서도 안 된다.
#여야#탄핵#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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