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인구 200만 돌파… ‘앞서간 유럽’ 타산지석 삼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9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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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체류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상주 외국인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204만3000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2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상주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다문화 사회 진입 기준(총인구 대비 5% 이상)에 근접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으로 내국인 인구는 7만7000명 감소했으나 외국인이 10만 명 넘게 증가한 덕분에 총인구는 5180만600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요즘은 식당과 요양 시설, 건설 현장, 공장, 농어촌 지역의 경우 외국인 일손이 아니면 돌아가지 않는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국제결혼) 비중은 10%가 넘고,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 비중이 5%,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중은 10%다. 이번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주 외국인의 중위 연령은 36.3세로 내국인 중위 연령(46.8세)보다 10.5세나 젊다. 외국인이 유입돼 한국 사회가 더디 나이 들며 활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들 가운데 장기 체류나 정주를 희망하는 비율은 80%에 이른다. 하지만 외국인 5명 중 1명꼴로 차별을 당했다고 호소할 정도로 이들의 한국살이는 녹록지 않다. 임금 체불을 당하는 비율이 내국인보다 높고, 학업을 중단하는 초중고교 학생 비중도 상대적으로 크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올 5월 “(한국에서) 이주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증오 발언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표명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들에 젊은 이민자 수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한국보다 앞서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서구 선진국들은 혐오 범죄를 비롯해 이민자 문제로 사회 갈등을 겪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나타난 반이민자 성향 극우 정당의 성장세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의 평화적 공존이 지난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다른 나라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사회 통합을 이뤄내는 이주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주 외국인#다문화 사회#국내 인구#저출산#국제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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