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년 만에 해외자원개발… 정권 임기 넘어선 전략 찾아야 성공

  • 동아일보

전기차 핵심 원자재 니켈의 3대 산지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아프리카 자원 개발 사업이다. 2006년 사업에 착수해 15년 만에 첫 수익이 났다. 이사이 공사비 증가와 공기 연장 등으로 투자비는 3배로 불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한때 매각까지 검토했지만, 지금은 전기차 붐을 타고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해외자원 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통상 10∼15년 이상이 걸린다. 그동안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나 투자 대상국 및 한국 내 정치적 상황 등의 변수를 극복해야 결실이 생긴다.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완수할 수 없는 일이다. 임기 내 성과를 내려고 무리를 하다간 뒤탈이 나기 쉽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 위기 대응을 위해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했다. 너무 의욕을 부려 자원 개발 업계에서 “걸음마 배우는 아이에게 뜀박질부터 시킨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투자 부실이 커졌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이 사업들은 ‘적폐’와 ‘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에너지 공기업은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 어렵게 쌓은 해외자원 개발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고 1978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을 만든 지 48년이 지났다. 하지만 안정적 해외 원자재 공급망이 없으면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방산 등 주력 제조업을 지킬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미중 간 핵심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공방은 더 치열해졌다. 달라진 자원 안보 환경에 맞게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정부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해외자원 개발 투자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10년 만에 자원 공기업의 해외투자를 재개하는 것이다. 해외자원 개발은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의욕만 앞세우다간 과거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잃어버린 10년’간 무너진 해외자원 정보망과 자본, 전문 인력, 탐사 및 생산 기술부터 재건해야 한다.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자로 나서 투자 위험을 안정적으로 분산시킨 일본 모델 등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처럼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정치적으로 포장해서도 안 된다. 해외자원 개발은 정권 치적 쌓기용이 아니다. 정권을 떠나 자원 안보의 핵심 자산을 확보하는 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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