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和而不同(화이부동)(화할 화, 어조사 이, 아니 불·부, 같을 동)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8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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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논어(論語)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자로(子路)편에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조화로우나 같지 아니하고, 소인은 같으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했습니다. 곧 ‘군자는 비틀어진 마음 없이 어울리지만 남의 비위를 맞추거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지 않고, 소인은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아첨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의미이지요. 군자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려고 하지만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소인은 자신의 소신도 내버리고 그저 남을 따르기만 하는 까닭에 전체적인 인간관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 생각거리: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사냥에서 돌아오는 길에 양구거(梁丘據)가 경공을 맞으러 왔습니다. 경공이 “오직 양구거만 나와 조화를 이루는구나”라며 기뻐하자, 안영(晏嬰)이 “그저 맞장구치는 것(同)뿐이지 어찌 조화를 이룬다(和)고 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경공이 동(同)과 화(和)의 차이점을 물었습니다. 안영이 대답하기를 “화(和)를 음식에 비유하면 식초, 간장, 소금을 넣어 음식의 부족한 맛을 보충하고 지나친 맛은 제어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하나의 요리가 되어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군주와 신하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주가 잘못하는 것은 말해서 고치게 하고, 잘하는 것은 북돋아서 그릇된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을 화(和)라고 합니다. 지금 양구거는 군주가 좋아하면 자기도 좋다 하고, 싫어하면 싫다 하면서 맞장구(同)나 치고 있는데, 이것은 물로 물의 간을 맞추는 것과 같으니 무슨 맛이 나겠습니까”라며 군주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 줄 알아야 진정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간언하였습니다.

#한자성어#화이부동#논어#군자#인간관계#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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