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일 김건희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을 완강히 거부해 체포가 무산됐다. 특검 관계자들은 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체포에 응할 것을 설득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수의를 벗고 위아래 속옷만 입은 채로 바닥에 누워 2시간가량 막무가내로 버텼다고 한다. 그러곤 특검이 철수하자 다시 수의를 입고 변호인 접견을 했다. 전직 대통령이 보여준 이런 구차스럽고 오만한 행태에 국민들은 또 한번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외신까지 보도했으니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은 올 1월 체포된 뒤 공수처와 검경 수사에 일절 불응하더니 지난달 재구속 이후로는 재판까지 거부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3차례 연속 불출석했고, 내란 및 김건희 특검의 출석 요구에 5차례 불응했다. 이젠 강제구인 및 체포영장 집행까지 거부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은 건 불구속 상태이던 한 달 전 두 차례 특검에 나간 게 전부다. 이마저도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를 막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다. 또 법원의 구속적부심에는 직접 출석해 석방을 호소하면서 정작 재판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니 이제는 친윤 진영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발언이 나온다. 친윤 핵심인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이제 우리 당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당당히 조사받겠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해 왔다. 그래 놓고 조사를 피하는 건 혐의가 중대한 데다 복심들의 잇단 변심으로 궁지에 몰린 탓이 클 것이다. 특검이 이번에 그를 체포하려 한 건 대선 때 명태균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수십 건 받아보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며칠 전 특검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공천 관련 전화를 받았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채 상병 특검도 머잖아 출석 요구를 해올 텐데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마저 ‘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바람에 빠져나갈 구멍이 별로 없다.
구속 상태인 윤 전 대통령은 하루 평균 2회 이상 에어컨이 나오는 특별접견실에서 변호인들을 만난다고 한다. 그러면서 수사엔 응하지 않겠다며 납득할 수 없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국민들이 민망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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