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기로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현재의 점령지 혹은 드네프르강 동안 영토를 자신들에게 양보하라는 그간의 휴전 조건에서 후퇴해서 돈바스 지역이라는 비교적 현실적인 휴전안을 내놓았다.
필자는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려면 러시아의 돈바스 지역 확보와 미국의 강력한 개입 암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크림반도에 이어 과거 우크라이나 전체 산업 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핵심 산업지대이자 군수산업 기지였던 돈바스를 내준다는 건 뼈아픈 양보다. 더욱이 러시아가 군대를 정비하고 재침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조건이다. 이는 서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체력의 한계에 달했고, 현 상태에서 러시아군을 돈바스에서 몰아낼 여력도 없다.
러시아 측면에선 그간의 시간과 희생에 비해 부족한 성과이다. 이것이 국내에서 큰 반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은 강경하고, 전쟁을 더 끌어서는 종전 후 국민의 불만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영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의 시간 끌기 작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백지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 정도 조율한 뒤 합의 선언을 하기 위해 정상이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 예상대로 휴전이 된다고 해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러시아는 원하던 수준은 아니지만 서유럽을 향한 전진기지를 확보했다. 군 현대화와 푸틴의 정치적 미래는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국가 재건과 정치 안정이란 시련을 겪을 것이다. 서유럽은 성공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부분이 잘되든 안 되든 2차 전쟁의 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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