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麻中之蓬(마중지봉)(삼 마, 가운데 중, 어조사 지, 쑥 봉)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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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순자(荀子)의권학(勸學)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권학편에 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남쪽 지방에 몽구(蒙鳩)라는 새가 있는데 가느다란 갈대 이삭에 집을 지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갈대가 꺾이니 알이 깨지고 새끼가 죽었다고 합니다. 이는 새집이 완전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매달려 있는 장소 때문이었습니다. 서쪽 지방에 사간(射干)이라는 나무가 있었는데 줄기의 길이는 네 치밖에 되지 않으나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므로 천 길 아래 연못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이는 나무의 줄기가 길어서가 아니고 서 있는 장소 때문인데, 쑥대가 삼밭에서 자라면 붙잡아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가 검은 진흙 속에 있으면 함께 검어지기 때문입니다(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 그러므로 군자는 어진 마을을 선택하여 살고, 바른 선비와 사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간사함을 막고 곧고 올바른 데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하니 영예(榮譽)와 치욕(恥辱)도 평소의 행동에 달려 있고, 살코기가 썩으면 구더기가 생기고 물고기가 말라죽으면 벌레가 생기며 태만하여 품위를 잃으면 재앙이 따릅니다. 단단하고 강한 물건은 기둥이 되어 힘겨운 일을 감당하고, 부드럽고 약한 물건은 사람들에게 구속을 당하니 모두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생각거리: ‘마중지봉’과 달리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이 있습니다.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나쁜 버릇에 물들기 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한자성어#마중지봉#순자#권학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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