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다양한 세대 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8일 23시 06분


코멘트
지난 수십 년간 기업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웠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청년 인구가 줄고 있다. 사람은 더 오래 살고 더 늦게까지 일한다. 청년 중심의 제품과 인재 전략만 고수하는 기업은 오히려 중요한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제 기업은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세대와 같은 세대 구분에 근거해 특정 세대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대신 소비자가 생애 주기별로 교육, 직업, 돌봄, 건강, 자기 재창조의 과정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유동적인 경로로 경험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마저 우려되는 오늘날, 다음과 같은 제품 및 인력 관리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제품 설계의 초점을 청년 중심에서 연령 포용적인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고령층은 아예 고려되지 않거나, 고려되더라도 중요하지 않게 취급될 때가 많다. 그렇다고 노인만을 위한 설계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능력, 생애 주기, 선호도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디자인 부문 리더는 모든 연령대를 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터페이스는 더 명확하게, 형태는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조명 설계는 조절 가능하게 디자인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의 연구에 따르면 장애 포용성 기준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매출이 1.6배, 순이익은 2.6배, 경제적 이익은 2배 더 높았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은 모든 기기에 포용적 설계를 기본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사용자가 애플의 혁신을 매끄럽고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

둘째, 노화를 쇠퇴가 아닌 재발견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기업은 마케팅을 하면서 종종 노화를 ‘젊음, 아름다움, 사회적 유의미함의 상실’로 묘사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화법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불리한 전략이다. ‘잔주름과 주름을 지워라’ 같은 슬로건이나 ‘노화를 거스르는’ 같은 표현은 고령 소비자에게 본인은 판매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디올은 2017년 ‘캡처 유스(Capture Youth)’ 캠페인에서 안티에이징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25세 패션 모델인 카라 델러빈을 기용했다. 이 캠페인은 실제 타깃 소비자보다 수십 년 어린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연령 차별적인 인식을 고착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셋째, 수직적인 승진 체계를 유동적인 경력 체계로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경력 모델은 40대에 정점을 찍고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이런 전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더 오래 일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직무나 동일한 속도로 경력을 이어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의 종합 의료 서비스 기업 CVS는 2017년부터 ‘재능에는 나이가 없다’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50세 이상의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이들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VS는 고객과 공감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넷째, 다양한 연령이 같은 팀에서 일하는 세대 간 협업을 장려해야 한다. 오늘날 직장은 젊은 Z세대부터 고령의 베이비붐 세대까지 4개 세대 이상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됐다. 글로벌 선도 기업은 연령 차이를 도전 과제가 아닌 혁신의 원천으로 보고, 직원들의 다양한 관점을 자산으로 활용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너럴일렉트릭(GE)은 젊은 직원이 경력 많은 임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는 ‘리버스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PwC와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을 도입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가 짝을 이뤄 서로에게 배울 수 있게 하고 있다.

인구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됐고 노동시장, 소비자 행동, 경제 성장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의 리더는 스스로에게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물어야 한다. 연령을 포용하는 전략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회복 탄력성, 시장 적합성,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기업은 직원과 소비자의 생애 전 주기를 고려한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령층이 가진 자산과 지혜를 활용할 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세대 포용력이 경쟁 우위가 된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HBR 인사이트#하버드비즈니스리뷰#세대#포용 전략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