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계엄 1년 앞둔 野 의총… ‘張 문제’ 거론도 비판도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4일 23시 24분


“국민들이 레드카드 들어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대표는 자신을 “레드 스피커”라고 말하며 “이제 이재명을 향해서 국민들이 레드카드를 들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뉴스1
“국민들이 레드카드 들어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대표는 자신을 “레드 스피커”라고 말하며 “이제 이재명을 향해서 국민들이 레드카드를 들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뉴스1
‘윤 어게인’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한 당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장 대표가 참석한 24일 의원총회에선 국민의힘 의원 누구 하나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 1년이 다 되도록 불법 계엄의 수렁에서 여전히 허우적대며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데도 이를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조차 실종된 것이다.

최근 의원들 사이에서 재창당 수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 만큼 당 기조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이날 의총은 의원들이 직접 장 대표에게 변화를 촉구할 중요한 기회였다. 장 대표는 취임 3개월이 넘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고 밝힌 적도, 불법 계엄에 사과한 적도 없다. 지난주엔 그런 국민의힘에 중도층이 등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따가운 민심을 느끼는 의원들이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했다. 그런 기회가 생겼는데도 아무도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을 끊어내야 한다는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니 당이 앓고 있는 중병을 고칠 일말의 의지라도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의원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장 대표는 “괴물 이재명 정권을 끝내겠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을 앞세워 장외집회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국민의힘부터 국민의 짙은 불신을 받는 마당에 정부 여당을 아무리 비판해 봐야 무슨 설득력이 있겠나. 장 대표가 앞장서 불법 계엄의 장본인인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그를 옹호하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황교안 전 총리와 한 몸이라는 태도를 보여선 그 어떤 주장도 공감을 얻기 힘들다.

장 대표는 먼저 보수 지지층을 결집한 뒤 나중에 중도로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털끝만 한 노력도 없이 중도층이 국민의힘에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강성 당원만 바라보며 극단으로 향하는 당 대표, 그 앞에서 제대로 된 비판도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의원들, 그 결과 아무런 변화도 쇄신도 없는 정당에 더 확장할 지지층이라는 게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힘#장동혁#윤석열#의원총회#불법 계엄#민심#보수 지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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