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병원 안 오는 6세 이하 5만8000명… ‘위기 아동’ 모두 찾아내야

  • 동아일보

뉴스1
정부가 다음 달부터 올 9월까지 병원 이용 기록이 없는 6세 이하 어린이 약 5만8000명을 전수조사해 안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로 했다. 최근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의 피해 여부를 확인해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무단결석하는 영유아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는데도 입학을 연기한 아이들의 안전 확인 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출생아 수는 줄고 있지만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해 2024년 5만 건을 넘어섰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 수도 매년 30∼50명이나 된다. 아동학대는 80% 이상이 부모에 의해 집 안에서 이뤄지는데 영유아의 경우 바깥 활동이 적고 의사 표현이 어려워 부모가 사실을 은폐하면 밖에선 알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경기 양주에선 20대 친부가 3세 아들을 학대 치사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아이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실려와서야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 시흥에선 30대 친모가 3세 딸을 살해한 뒤 야산에 버린 사건이 6년 만에 드러나기도 했다.

중대 범죄가 발생하고 나서야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극적으로 위기 아동을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다. 영유아들은 의사 표현을 못 하는 대신 건강검진 미수검이나 예방접종 누락 등으로 구조 신호를 보낸다. 사소한 의료 정보들을 심각한 위기 징후로 해석해야 하는 이유다. 또 정부 기관마다 수집하는 입학 연기 신청이나 가정폭력 정보 등을 공유해 공동 대응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지난달 울산에서 발생한 미성년 네 자녀 살해 사건도 수차례 위험 신호가 포착됐지만 유관 기관 간 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비극을 막지 못했다.

세상에 알려지는 아동학대 사건은 대개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발생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공적 감시망에 걸려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만, 빈곤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립감은 학대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공적 돌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을 약 30%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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