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 등 경험한 佛 20대 3명
파리서 광복 80주년 기념전 참여
한국 독립운동 설명하는 역할 맡아
“식민지배서 경제대국된 韓 미쳤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한국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전시에서 해설사로 활약 중인 파리 시민 이네즈 페레라, 아멜리 샤말, 아나엘 젤레타 씨(왼쪽부터). K팝을 통해 한국의 매력에 빠진 후 한국 역사를 홍보하는 전도사로 거듭났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BTS의 노래와 안무를 보며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됐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한국 역사도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관련 수업도 들었다. 이제는 프랑스의 ‘K팝 덕후’를 넘어 한국 역사를 알리는 ‘전도사’로 거듭났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주최로 프랑스 파리에서 14일부터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평화를 향한 여정’ 전시에서 해설사 역할을 맡은 아나엘 젤레타 씨(24), 아멜리 샤말 씨(22), 이네즈 페레라 씨(26) 등 3인방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13일(현지 시간) 파리 8구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은 이번 전시에서 전 세계 관람객에게 한국 독립운동의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젤레타 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프랑스가 비공식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기쁘다”고 했다.
세 사람은 모두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깊이와 안목을 자랑했다. 경희대, 파리 시테대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한 샤말 씨는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과정을 공부하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미쳤다(Fou)’”고 경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이 광복, 한국전쟁, 민주화 등 여러 고난을 극복한 힘이 K팝에도 녹아 있다”고 진단했다.
부산대 교환학생을 다녀온 페레라 씨 또한 “판소리, 해금 등 한국 전통 음악을 알고 나서 K팝을 더 좋아하게 됐다”며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음악을 하는 BTS의 슈가, 송소희 등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세 사람은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전까지 한국의 식민지배 역사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시테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젤레타 씨는 “10대 시절에는 서양 중심의 역사를 주로 배웠다. 대학에 와서야 일제 강점기의 한국 독립운동이 주체적이고 치열하게 진행됐음을 알았다”며 “아직도 목소리를 내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페레라 씨 또한 “백인들은 식민지배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많은 서구인이 한국의 식민 극복 역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프랑스 식민지배를 당했던 알제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최근 프랑스 젊은층에겐 한국 여행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서대문 형무소에 가 봤다는 샤말 씨는 “형무소에 갇힌 몇 분 동안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 꼭 가 보라”고 강조했다. 안동 하회탈 축제를 추천한 페레라 씨 또한 “탈춤, 판소리, 해금 소리 등을 접하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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