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의 지산동 고분군. 이곳 무덤 중 3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5∼6세기 대가야 공예 수준을 보여줘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 제공
약 1500년 전 한반도 남부에서 위세를 떨친 ‘대가야’가 자리 잡았던 경북 고령군이 고도(古都)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18일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에 맞춰 ‘고령 대가야’를 우리나라의 다섯 번째 고도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2004년 경북 경주와 충남 부여·공주, 전북 익산이 고도로 지정된 뒤 21년 만에 새로운 고도 지정이다.
고도는 우리 민족의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로서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지역 가운데 선정된다. 유산청은 “고대 한반도에서 대가야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에 버금갈 정도로 발전한 국가였다”며 “5세기 후반 대가야는 현재의 고령뿐 아니라 경남 합천·거창부터 전북 남원, 전남 순천·광양 등까지 세력을 확장됐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학술조사에 따르면 대가야는 왕위 세습체계와 중국식 왕호(王號), 시조 탄생 설화, 순장 의례 등을 제대로 갖춘 중앙집권식 국가였다.
특히 고령은 대가야의 핵심적인 중심지로 평가 받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가야고분군’으로 등재된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해 다양한 유·무형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다. 대가야 도성(都城) 체계를 보여주는 궁성지와 왕궁 방어성(주산성), 수로 교통 유적, 금관 및 ‘대왕(大王)명’ 토기 등이 대표적이다.
고도로 지정되면 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가 건립되며 역사문화공간 조성과 주거 환경 및 가로 경관 개선 등을 지원받는다. 유산청은 “고도 지정을 계기로 고령 대가야의 역사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려 지역 관광문화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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