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투서 산화 6·25영웅, 75년만에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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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 일병, 유전자 감식으로 확인
미군이 北서 발굴 美거쳐 귀환

故 김석연 일병의 유해. 국방부 제공
故 김석연 일병의 유해.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가 북한에서 미국을 거쳐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20년 미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확인국(DPAA)을 통해 국내로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가 김석연 일병(당시 28세)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김 일병의 유해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미국이 함경남도 장진 등에서 북한과 공동 발굴한 미군 전사자 유해에 포함됐던 것이다. 군 유해발굴단은 유해 발굴 지역과 병적부·전사자 명부 등을 분석해 유족을 찾아낸 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한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 발발 직후 가족과 피란길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아내가 세상을 떠났고, 너무 어렸던 막내아들도 데려오지 못했다고 군은 전했다.

이후 고인은 1950년 8월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에 지원 입대했고, 같은 해 장진호 전투(1950년 11월 27일∼12월 11일)에서 적과 싸우다 산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미 제1해병사단과 제7사단 31연대 등 유엔군이 북진하던 중 7개 사단 규모의 중공군에 밀려 철수하며 2주에 걸쳐 벌인 격전이다.

고인의 딸인 김문숙 씨(79·경기 하남시)는 “어릴 적 조부모로부터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 군에 입대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이제 아버지의 실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장진호 전투#산화 6·25영웅#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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