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간첩 누명 쓰고 종신형
에밀 졸라 ‘나는 분노한다’ 글로 파장
佛하원 “공로 배상” 승진 법안 채택
프랑스 하원이 2일(현지 시간) 19세기 말 반(反)유대주의 물결로 인해 독일 간첩이란 누명을 쓰고 복역해 역사적 논란이 된 알프레드 드레퓌스(1859∼1935·그림)를 준장으로 승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른바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한 지 131년 만으로, 미국 등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반유대주의와 맞물려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하원은 드레퓌스를 준장으로 승진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추후 상원의 법안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가브리엘 아탈 전 프랑스 총리는 소셜미디어 X에 “드레퓌스를 준장으로 승급시키는 것은 배상 행위이자, 드레퓌스의 공로를 인정하는 일”이라고 썼다.
1894년 당시 프랑스 육군 포병 대위였던 드레퓌스는 독일에 군사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 1월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명 높은 감옥에 유배됐다. 나중에 무죄로 밝혀진 이 사건은 유대인에 대한 편견이 작용한 결과로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기소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듬해 참모본부 정보국장이던 조르주 피카르 중령이 진범을 밝혀냈지만, 군은 이를 은폐한 채 피카르를 오히려 좌천시키기도 했다. 이에 분노한 프랑스 문호 에밀 졸라가 ‘나는 분노한다’라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면서 프랑스 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이후 두 차례의 재심이 열려 드레퓌스 대위는 1906년 무죄 선고와 함께 복권됐다. 그는 이후 육군으로 복귀해 소령으로 진급했다. 프랑스 정부는 과오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그에게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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