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지존파’ 검거 강력반장 고병천씨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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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 주제로 범죄학 박사학위

1990년대 초 연쇄살인 조직 ‘지존파’ 검거를 주도한 베테랑 형사 고병천 씨(사진)가 뇌졸중으로 투병하던 도중 23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1949년 전북 전주시에서 태어난 고 씨는 1976년 경기 수원에서 순경으로 입직해 서울 서초경찰서 등을 거치며 30여 년간 형사로 근무했다. 1994년 서초경찰서 강력반장으로 일하던 고 씨는 ‘살인 공장’을 만들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엽기적 납치 살인 행각을 벌인 지존파를 검거했다. 같은 해 9월 보름 동안 부녀자 6명을 납치 성폭행해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온보현 택시 납치 살인 사건’을 해결한 것도 고 씨였다.

고 씨는 2013년 지존파 사건을 주제로 논문을 써 광운대에서 범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은퇴할 때까지 직접 겪은 사건들을 회고하며 2007년엔 ‘어느 난쟁이의 우측통행’을, 2023년엔 ‘엄마 젖이 달았어요’를 출간했다.

고 씨는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오랜 형사 생활에서 수많은 흉악 범죄와 마주했지만, 오히려 ‘성선설’을 믿게 됐다”며 “형사로서 만난 흉악범들의 범행 동기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현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아내 전성자 씨, 아들 주필 씨, 딸 주은 씨, 사위 김재호 씨, 며느리 소세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5시. 02-3010-2000

#고병천#지존파#형사#뇌졸중#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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