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종로구 계동 인촌 고택에서 제헌절 기념 행사가 열린 가운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인촌 김성수 선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48년 이 고택에선 당시 한민당 당수였던 인촌 선생과 유진오 고려대 교수 등이 모여 제헌 헌법 초안을 논의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교육·언론계 육성부터 제헌헌법 제정까지 정성과 재산을 아끼지 않은 분이 바로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1891∼1955)입니다. 후대가 그분의 정신을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105세 철학자’로 알려진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계동 인촌 선생 고택에서 열린 제헌절 기념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헌절 77주년인 이날 인촌사랑방 및 동우회 회원 50여 명은 제헌헌법 초안이 사실상 탄생한 이곳에 모여 인촌 선생을 기렸다.
인촌 고택은 1948년 당시 내각책임제를 지지하던 한국민주당 인사들이 자주 모여 의견을 나눴던 곳이다. 당시 한민당 당수였던 인촌 선생은 이곳에서 유진오 고려대 교수, 김준연 한민당 부당수 등과 상의해 민주공화제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인촌 선생과 함께 민주주의 발전, 인재 양성을 논의하는 등 7년간 인연을 맺었다며 “이기적인 경쟁은 경계하고 선의의 경쟁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인촌 선생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촌 선생의 인격과 애국심이 이어지도록 (제자와 후손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엔 ‘경이로운 대한민국 탄생사’(2025년)의 저자 최창묵 얼역사연구소 소장과 이영일 전 국회의원,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곽영길 전북도민중앙회장,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 최영대 인촌사랑방 회장 등이 참여했다. 최 소장은 “대한민국 창립의 ‘1등 공신’은 인촌 선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생의 확고한 신념 속에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기초가 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제헌헌법 논의가 오갔던 사랑방과 일제강점기에 인촌 선생이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을 모아두던 금고 등을 둘러보며 인촌 선생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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