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로비서 다른곳 옮기라 지시”
백악관 방문객이 볼수없게 만들어
트럼프, 사업가 때부터 오바마 불인정
부시 父子와는 정치적 앙숙 관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구석으로 옮기라고 지시한 버락 오바마(위쪽 사진)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 워싱턴=AP 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비에 걸려 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고 CNN 등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아버지)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아들) 부자(父子)의 초상화 또한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 직접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로비에서 대계단(Grand Staircase) 꼭대기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이곳은 현직 대통령 가족, 보안 요원 등 극소수만 출입할 수 있는 엄격한 통제 구역이다. 사실상 백악관 방문객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볼 수 없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초상화가 있던 자리에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당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걸었다. 당시 그는 피격 직후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겪는 수난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 현직 대통령이 직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당사자의 초상화를 공개하는 전통을 깼다. 그는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고 그의 초상화를 걸지도 않았다. 현재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 시절부터 하와이주 태생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는 음모론을 퍼뜨렸다. 케냐인 아버지를 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인사도 위협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자신의 당선을 돕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듯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각종 정보를 조작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고도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도 사이가 안 좋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허풍쟁이’라고 비하했다. 또 아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 당시 생존 중인 유일한 공화당 출신 전직 대통령임에도 어느 후보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의 딸 바버라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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