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영화 현지서 첫 공개
해외언론도 호평 “충격적인 풍자극”
韓영화, 13년 만에 경쟁부문 초청
朴감독 “눈물 날 만큼 감개무량”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오른쪽)과 배우들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이성민 염혜란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베네치아=AP 뉴시스
“박찬욱 감독의 최고 걸작은 아닐지 몰라도, 지금까지 선보인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작 가운데 최고인 건 분명하다.”(영국 일간지 가디언)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현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상영 직후 관객들이 9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호평을 보내고 있다.
이날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는 ‘어쩔수가없다’ 프리미어 상영회가 개최됐다. 프리미어 상영회는 일반 관객에게 처음 영화를 선보이는 공식적인 자리다.
영화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으로, 실직 가장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건 2012년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다.
미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배우 이병헌의 놀라운 연기를 담아낸 작품이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대한 박 감독의 응답 같은 짙은 블랙 코미디”라고 했다. 가디언은 “박 감독이 선보인, 충격적이면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극”이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공식 상영 뒤 현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결실을 보게 돼 정말 눈물 날 만큼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드는 데 난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 ‘액스’는 2005년 이미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안내서’로 만들어졌고, 소설 판권도 해당 영화를 연출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갖고 있었다. 박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가브라스 감독을 만나 리메이크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쓰리, 몬스터’(2004년) 이후 21년 만에 박 감독 작품에 참여한 이 배우는 “세계적인 영화 관계자들이 감독님에게 ‘영화 잘 봤다’는 덕담을 전했다”며 “해외 영화인들이 ‘어쩔수가없다’를 훌륭하게 봤다는 걸 현장에서 느꼈다”고 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등을 두고 21개 작품과 경쟁을 벌인다. 수상 결과는 6일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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