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후보 거론 中 옌롄커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 연사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묻고 싶어”
오늘 현기영 작가와 대담에 기대감
현기영 작가(왼쪽 사진)와 중국 옌롄커 작가가 11일 ‘서울국제작가축제’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였다. 현 작가는 “무한정 내달리느라 지나쳐 버린 일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끔 드러내는 게 문학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저는 한강 작가와 김애란 작가의 책을 한 권도 빠짐없이 봤습니다. 한국 문학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중국 문학의 거장 옌롄커(閻連科·67)는 11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작가축제’ 간담회에서 한국 문학에 대해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옌 작가는 한국의 대가 현기영 작가(84)와 함께 이번 축제에 개막식 연사로 나선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서울 그라운드서울에서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8개국에서 온 해외 작가 10명과 한국 작가 19명이 대담과 토론을 진행한다.
옌 작가는 특히 12일 현 작가와 갖는 대담에 많은 기대를 표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등이 어떤 역사적 사건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며 “한국에선 암흑기나 상처를 작가들이 대면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럽다”고 했다.
“솔직히 중국에선 어떤 역사적 상처의 경우에는 작가가 제대로 직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대담을 통해서 이런 사건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배우고 싶습니다.”
현 작가는 이번 작가축제의 주제인 ‘보이는 것보다 ( )’에 대해서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며 “사물이나 사건, 인물의 내면을 추구하는 게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주제의 ‘( )’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단 뜻이 담겼다.
“한국과 중국은 모두 압축 성장을 통해 시대적 고통과 열광을 겪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해졌지만 인간성이 마모되고 물질만 좇는 상황이 됐어요. 옌 선생과 이런 세태에선 보이지 않는, 망각 속에 묻혀 버린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대화할 계획입니다.”
두 작가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선 애증을 담아 답했다.
“작가는 인생에선 그리 좋은 직업이 아닙니다. 매일 불안하고 잠 못 자고 수면제가 필요하죠. 그보다는 눕자마자 잠드는 삶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옌 작가)
“벽돌공이 벽돌을 쌓는 것처럼, 하나의 건조물을 만드는 일과 같아요. 문장에서 새로운 걸 발견하면 기분이 좋죠. 일종의 중독 현상이 와요. 그럴 때 작가는 참 행복한 거죠.”(현 작가)
한편 옌 작가는 3일 열렸던 중국 전승절에 대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글을 써야 해서 보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는 중국 국민의 생활이나 일자리에 관심이 더 많다. 이번 달 소득이 지난달보다 더 적어졌다든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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