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향해 쏴라’… 별이 된 할리우드 전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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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퍼드 별세… 향년 89세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 출연…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 감독상도
선댄스 영화제 창립, 독립영화 키워
환경보호-평화운동 적극적인 활동

“우린 소유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스쳐갈 뿐이지(We’re just passing through).”(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1970, 8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배우이자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은 감독, 미 독립영화의 산실인 ‘선댄스 영화제’ 창립자인 로버트 레드퍼드(사진)가 16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홍보회사 로저스&코완 PMK의 신디 버거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고인은 유타주 그의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인은 유족의 요청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1936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태어난 레드퍼드는 1959년 연극으로 데뷔한 뒤 1962년 영화 ‘워 헌트’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고인은 1969년 폴 뉴먼과 출연한 ‘내일을 향해 쏴라’로 스타덤에 올랐다. 선댄스 영화제는 이 작품에서 그가 맡았던 역인 ‘선댄스 키드’에서 이름을 따왔다.

로버트 레드퍼드(가운데)가 1972년 11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영화 ‘추억’ 제작 중 시드니 폴락 감독(왼쪽)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추억’은 레드퍼드가 젊은 시절 출연한 대표 영화 중 하나다. 뉴욕=AP 뉴시스
1973년 다시 한번 뉴먼과 함께 나왔던 영화 ‘스팅’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추억’(1973년) ‘위대한 개츠비’(1974년) ‘호스 위스퍼러’(1998년) 등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하며 지적이고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메릴 스트립과 출연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년), 미셸 파이퍼와 호흡을 맞춘 ‘업 클로즈 앤 퍼스널’(1996년)은 로맨틱 배우로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고인은 영화감독과 제작자로도 능력이 출중했다. 1980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보통 사람들’과 1992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흐르는 강물처럼’ 등이 대표작. NYT는 “레드퍼드는 슬픔이나 정치 부패 같은 진지한 주제로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탁월했다”고 평했다.

레드퍼드는 선댄스 영화제 창립자로도 유명하다. 1981년 비영리단체 ‘선댄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한 뒤 1984년 유타주의 작은 영화제를 인수해 선댄스 영화제로 키웠다. 스티븐 소더버그와 쿠엔틴 타란티노, 코언 형제 등 세계적인 감독들을 발굴하며 선댄스는 미 독립영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환경 보호와 평화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국제적 연대를 호소했으며, 2020년 미국 서부 산불 사태 당시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칼럼도 기고했다. 2016년 미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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