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 고성 속 임성근 “혐의 인정되면 나부터 기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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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9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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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 신속 결정 요청서 제출을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며 해병대 예비역 연대에게 항의 받고 있다. 이날 특검측은 임 전 사단장의 출석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입구를 열어주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입구에서 대기하며 해병대 예비역 연대와 몸싸움을 하는 등 충돌이 있기도 했다. 박형기 기자 onehsot@donga.com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상병 사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을 다시 찾아갔다. 그는 사무실에서 나오던 도중 해병대 예비역들의 거센 반발을 들었다.

임 전 사단장은 29일 서울 서초동 해병특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사건 수사에 앞서, 먼저 저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는지 밝히고, 그 혐의가 인정되면 저부터 기소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저를 구명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이나, (누군가) 저를 혐의자에서 부당하게 뺐다는 의혹 등은 제 잘못이 있었다는 것이 인정된 이후에 따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본인의 혐의를 소명하는 게 채상병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신속 결정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했으나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신속 결정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했으나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임 전 사단장은 대원들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중수색 지시를 받은 부하 장병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설사 그 사람의 말이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그 진술을 그대로 인정하겠다”며 “만약 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면 이제는 저를 수사절차에서 풀어달라”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 같은 의견을 담은 요청서와 참고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특검은 사전 조율 없는 방문이라며 출입을 막았다. 임 전 사단장은 돌아가지 않고 20분간 서 있었고, 이후 사무실에서 한 수사관이 내려와 서류를 받아 갔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해병대 예비역 20여명이 찾아와 임 전사단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살고 싶으면 진실을 말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고 임 전사단장을 향해 “후배들 보기 창피하지 않냐”, “해병대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라” 등을 외쳤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신속 결정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신속 결정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기자회견이 끝나자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해병대 예비역들은 임 전 사단장을 향해 고성을 질렀고 임 전 사단장은 이들에게 “소리 지르지 말고 차분히 대화하자”고 말했다가 결국 자리를 피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당시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부대장으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무리한 수색 작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다가 ‘VIP 격노’ 사건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구명로비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월 예편했고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또 지난 18일에는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임성근#채상병특검#수중수색#vip격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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