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해외 도피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을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침부터 박 전 단장을 조사 중”이라며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이 적격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인사검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라고 밝혔다. 특검은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호주대사에 임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전날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염보현 군검사(소령)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무단으로 회수한 혐의를 받는다. 염 소령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기소한 인물이다.
정 특검보는 “두 사람에 대해선 조사할 내용이 많아 추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김 전 단장은 내일 오전 10시에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에 대해선 오는 18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법무관리관실은 채 상병 수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무단으로 가져오는 과정, 이후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하는 과정에 여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당시 대통령실, 국방부, 군 검찰단 사이 이뤄진 연락과 보고사항 및 지시사항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경찰에 이첩된 채 상병 사건 수사 기록을 회수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전날 세 번째로 불러 조사했는데, 다음 주에 다시 불러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국가안보실 회의), 8월 2일 (기록 회수) 국면에 대한 조사까지 전날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검은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수사 중이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가자들이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로비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 특검보는 구명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조금 더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에 대해선 “다음 주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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