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관저 이전 의혹’ 정조준…21그램·감사원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3일 17시 26분


코멘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가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8.13/뉴스1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3일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된 업체와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이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이 전날 김건희 여사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그간 수사가 미진했던 관저 이전 의혹 수사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특검은 이날 관저 인테리어를 맡았던 업체 21그램과 업체 대표 김모 씨의 자택,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으로 일하며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자택과 감사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관저 이전 의혹은 2021년 영업이익이 1억5000만 원에 불과했던 21그램이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따낸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21그램은 과거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설계·시공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여사와의 친분을 통해 공사를 따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21그램 대표 김 씨는 김 여사와 국민대 대학원 동문으로, 김 여사는 2022년 5월 10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에 김 씨를 초청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특검은 감사원이 대통령실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1그램’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모습. 2025.08.13. 뉴시스
앞서 감사원은 2022년 12월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뒤 1년 9개월 만인 2024년 9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21그램이 계약 전 공사에 착수했고, 15개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등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는 등 공사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저가 보안 시설인 만큼 수의계약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며 “계약 자체가 적법했고, 통상적인 이윤이라 특혜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김 전 차관은 감사원 감사 당시 관저 공사를 21그램에 맡긴 경위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 경호처 등 현 정부와 밀접한 분들로부터 해당 업체를 추천받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추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해당 업체를)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국감에선 업체 선정 과정에 김 여사가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도 감사원이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봐주기 감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끝내는 대로 김 전 차관과 김 씨 등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한 관계자 등을 불러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최근 21그램 김 대표의 아내 조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조 씨는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건넨 샤넬백을 교환할 때 동행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박창욱 경북도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 씨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에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