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관저 이전’ 논란때 풍수전문가와 11차례, 4시간 37분 통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1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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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 8월 집중…9차례는 金여사가 먼저 전화
비공식라인 개입 등 관저이전 결정과정 전반 수사

대통령 관저 사전 답사 의혹에 연루됐던 풍수 전문가 백재권 씨. 유튜브 캡처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풍수 전문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논란의 당사자와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관저 이전 과정에 풍수가 등 비공식 라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저 이전 의사결정 전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김 여사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7, 8월 두 달간 풍수 전문가 백재권 씨와 11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백 씨는 유명 정치인을 동물에 비유한 ‘동물 관상학’으로 세간에 알려진 인물이다.

백 씨를 둘러싼 논란은 2023년 7월 경찰 수사에서 무속인 천공이 아닌 백 씨가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며 본격화했다. 앞서 2022년 말 정의당 김종대 전 의원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천공이 개입했다고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2023년 2월 김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자신의 저서에서 “육군참모총장이 귓속말로 ‘천공이 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천공이 아닌 백 씨가 육군참모총장 공관 등에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 풍수 전문가가 궁궐터를 정해 주던 조선시대냐”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김 여사와 백 씨의 통화는 이 같은 경찰 수사 결과가 알려진 2023년 7월 직후 집중됐다. 가장 긴 통화는 1시간 35분 동안 이어졌고, 총 통화 시간은 4시간 37분이었다. 11차례 통화 중 두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 여사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특검은 김 여사 구속 이후 13일 관저 인테리어를 맡았던 업체 21그램과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자택, 감사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저 이전 의혹 관련 첫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감사원을 다시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추가 확보한 특검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관저 공사 특혜 여부뿐 아니라 관저 이전 결정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2024년 9월 감사 결과에서 무자격 업체 하도급 등 일부 절차상의 문제만 확인했을 뿐 계약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한 21그램이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맡게 된 배경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차관은 감사원 감사 당시 관저 공사를 21그램에 맡긴 경위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 경호처 등 현 정부와 밀접한 분들로부터 해당 업체를 추천받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추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 전 차관과 21그램 대표 김모 씨 등 관계자들을 불러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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