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13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썼던 무속 논란을 해소하려다 가까워진 기독교계의 인연을 통해 김건희 여사를 처음 만나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운영한 기도 모임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이 골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 측은 9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금거북이 전달은 개인적 관계에서 비롯된 의례적 답례이자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이었을 뿐”이라며 “어떤 청탁도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국민의힘 경선후보자 5차 방송토론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임금 왕(王) 한자가 적혀있다. (MBN 방송화면 캡쳐) 2021.10.5. 뉴스1의견서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젠더갈등 이슈가 불거졌던 2021년 9월말경 윤 전 대통령 요청으로 처음 그를 만나게 돼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윤 전 대통령은 손바닥에 그려진 ‘임금 왕(王) 자’가 카메라에 포착되며 논란에 휩싸였고 무속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김 목사를 만났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김 목사에게 ‘허위 경력 의혹’이 제기되는 등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김 여사도 만나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목사는 친분이 있던 이 전 위원장에게 ‘김 여사와 기도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니 도와달라’고 해서 2021년 12월말경 처음 만나게 됐다는 것이 이 전 위원장 측 설명이다. 당시 이 전 위원장도 김 여사를 잘 몰라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 A 씨를 통해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이후 이 전 위원장과 김 여사는 2021년 12월말 처음 만나게 됐고 김 여사 측이 2022년 1월 기도 모임에 초대해 준 것에 감사하다는 의미로 200만 원 상당의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라프레리’를 받았다고 한다. 두 달 뒤 윤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이겨 당선됐고 당시 150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축하와 답례의 의미로 전달했다는 해명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3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를 만나 5돈짜리 금거북이와 “윤석열·김건희 내외분, 당선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의 행운을 빕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축하카드를 전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6일과 13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앞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에 대해 압수수색하다 금고에 들어 있는 금거북이와 해당 편지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선임된 2022년 9월보다 앞선 4월경 정부가 위원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청탁성으로 금거북이를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 측은 “어떠한 부정한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세한도 복제본’과 ‘한지 복주머니’도 각각 가액 50만 원, 1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김 여사를 11일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전 위원장은 아직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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