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 법정 최고형 구형
“양형 참작사유 없고 반성 안해 중형 마땅”
감경해도 최소 10년형…내달 1심 선고
김용현 무기징역, 노상원 징역 30년 구형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2024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13일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구형 이유에서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계엄을 실행한 ‘충암고 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무기징역을, 계엄의 ‘비선 기획자’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선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계엄 당일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입 통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 특검 “전두환 세력보다 엄정하게 단죄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3일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1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06일 만, 지난해 1월 26일 윤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 된 지 352일 만이다.
박억수 내란 특별검사보는 이날 최종 의견 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목적 등을 비춰볼 때 반국가 활동 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를 “공직 엘리트가 자행한 헌법 파괴 행위”라며 “전두환 세력보다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악용한 지능적·계획적·조직적 범행”이라며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사법권과 입법권을 장악하여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간 집권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또 “피고인은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피해와 해악을 초래한 이 사건 내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국민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중앙지법 제공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셋뿐이다. 특검은 이 중 사형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내란우두머리죄에 대한 법정형은 최고 사형, 최저 무기금고다. 위와 같은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참작할 만한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 피고인에 대하여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관하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고 한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하여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 밖에 없다. 이에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를 선택한 뒤 감경한다면 10∼50년 징역·금고 중에 선고해야 한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경우 재판부가 감형을 해도 최소 징역·금고 10년 이상이 선고될 수밖에 없다.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
당초 특검의 구형은 앞서 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나올 예정이었지만 이날로 연기됐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의 서증 조사, 최후 변론 절차가 늘어지며 자정을 넘기고도 마무리되지 못하자 재판부는 결국 추가 기일을 지정했다. 법조계에선 “피고인의 침대 변론을 막지 못한 비효율적인 소송 지휘”라는 비판이 나왔다.
● 전두환 이후 30년 만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대한민국 역사에서 지금까지 내란 우두머리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건 12·12 군사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뿐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달 선고에서 유죄를 받으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1996년 그의 1심 재판에서 검찰은 내란수괴(우두머리),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전두환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1심에선 징역 2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결심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구형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 억압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 선고했다”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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