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타결로 한미정상 실익 중심 회담 전망
“전작권 전환, 방위비 협상과 맞물려 논의할 듯”
“북미회담 시 비핵화보다 북·러 견제 우선 가능성”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아리랑TV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주한미군 감축과 전작권(OPCON) 전환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는 북미회담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보다 북·러 견제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최근 아리랑TV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타결을 계기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협상과 주한미군 구조 조정을 병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주한미군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지상군 병력을 감축하면서도 공군·해군 전력을 증강한다면 전반적인 억지력은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이 한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병력을 줄인다면, 동맹 약화는 물론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오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전작권 전환, 방위비 협상과 맞물려 논의될 수도”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TO에서 강조해온 ‘자기방어’ 원칙이 한반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NATO에서도 유럽 국가들이 자국을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인식이 한반도에도 적용된다면, 한국의 진보 정부가 추진해온 전작권 전환 논의가 방위비 협상과 맞물려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진보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주권 회복’이라는 의미로 인식하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은 조건 기반으로 추진되지만, 정치적 상징성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관세 합의로 방위비·주한미군·전작권·대북정책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모두 실용주의적 성향을 지녔기 때문에 회담 의제는 실익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북미회담 열린다면, 비핵화보다 북·러 견제에 초점”
차 석좌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판문점에서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최종 목표는 비핵화일 수 있으나, 현재 북한의 핵 능력을 고려할 때 그것은 장기적 과제”라며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러시아 견제, 또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미국과의 회담이 비핵화를 의제로 하지 않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에 있어 정치적 금기를 따지지 않는 인물이다. 만약 본인의 외교 전략상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김정은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 북한의 최근 행보가 전형적으로 한국을 배제하려는 과거 경향과 일치한다며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김여정, ‘워싱턴은 괜찮고 서울은 배제’…북의 전형적 전략”
차 석좌는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면서 사실상 한국을 배제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이는 북한이 수차례 반복해온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진보-보수 정권에 상관없이 남측을 건너뛰고 워싱턴과 직거래하려는 접근을 택해왔다. 그렇기에 미국과 북한 간 어떤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한국과의 긴밀한 조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여정의 “비핵화는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외교를 재개하려는 입장이며, 러시아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빅터 차 석좌와의 단독 인터뷰는 8월 11일과 12일, 오후 5시 아리랑TV 뉴스에서 2편에 걸쳐 방송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