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겠다고 신도시? 이런 대책 말라고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2일 17시 43분


이춘석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6.22 서울=뉴시스
이춘석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6.22 서울=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국토교통부를 향해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수도권 주위에 신도시를 만드는 대책은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일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 때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과 관련해) 일시적인 대책은 수립하지 않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 도리어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수도권 인근 신도시 조성을 비롯한 섣부른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 신중론을 요구한 것이다.

與 “부동산 문제 중요 민감…신중 접근할 것”

이 의원은 “국민 주거권 보장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이 중요하고, 민주당 정부만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시장이) 들썩들썩하다”며 “일시적 상황에 따라 국정기획위가 대책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에 관한 문제는 중요하고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좀 더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대책,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가격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수도권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게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며 “그런 측면까지 고려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국정기획위 기획분과장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국정기획위가 개별 현안에 대해서 다루는 기구가 아니지 않느냐”며 “부동산 문제도 저희가 지금은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당장의 문제는 대통령실과 당이 주도해서 논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정 과제와 정부조직 개편 등 이재명 정부의 중장기 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정기획위가 민감한 현안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직접 언급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野 “점령군 행태냐” 與 “정치적 매도 말라”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2 뉴스1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부처별 업무보고에 대해 “전반적으로 노력에 비해 실망스러웠다”며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고, 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정책에 반영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 3년 동안에 이완된 국정 운영 상태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검찰청, 방통위, 해수부 등의 경우에는 열심히 노력한 흔적들을 충실히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세 기관의 업무보고를 중단시키고 재보고를 요구한 상태다. 이 의원도 “공직 사회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방통위, 해수부의 업무보고 중단에 대해 야당이 “갑질” “적폐 몰이” “점령군 행태”라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정치적 매도”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그렇게 지적할 자격이 있느냐”며 “국정 실패와 내란 계엄 이후 국가를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정치적으로 매도해서 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국정기획위는 검찰에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및 검사의 기소권 남용 통제 방안 등을 요구했다. 정치행정분과장인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대검찰청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이재명 대통령 공약은 결국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문제”라며 “(20일 검찰 업무보고에선) 이런 내용이 통째로 누락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24일까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업무보고 자료를 제출받고, 25일 업무보고를 다시 받을 계획이다.

국정기획위는 부처별 업무보고를 토대로 이번 주부터 국가비전과 정부조직개편, 조세재정제도개편 등 국정기획위 내 태스크포스(TF)들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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