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
與의원 5명 전진배치 ‘안정’ 무게…신속 국정장악
과기-중소벤처기업부 등 기업인 3명 발탁 실리주의
尹정부 송미령 농림장관 유임시켜 ‘통합’ 방점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단행한 첫 내각 인선을 두고 ‘깜짝 발탁’보다는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12명의 장관급 인사 중 6명을 정치인 출신으로 발탁하면서 신속한 국정 장악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이 대통령은 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직접 부처 운영 방안을 물은 뒤 지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강훈식 비서실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사진 왼쪽 첫 번째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외교부 장관에 지명된 조현 전 외교부 주유엔대한민국 대표부 특명전권대사,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보훈부 장관에 지명된 권오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유임된 송미령 장관,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김영훈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에 지명된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2025.6.23. 대통령실 제공
이날 인선에선 현역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동영(통일부) 안규백(국방부) 김성환(환경부) 전재수(해양수산부) 강선우(여성가족부) 후보자를 비롯해 전직 의원인 권오을 국가보훈처 장관 후보자까지 정치인 출신 6명이 지명됐다. 인사 검증을 지휘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공백 속에 대선 캠프를 거쳐 대통령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미 검증을 거친 정치인 출신들이 대거 발탁된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권 초기 학자나 고위 공무원 출신 장관은 부처를 개혁할 동력이 약할 수 있다”며 “목표 지향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그래도 정치인 아니겠냐”고 했다.
이날 인선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윤석열 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발표였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 장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보수 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공직사회에 편 가르기, 보복 인사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권 후보자 역시 통합 인선 사례로 꼽힌다.
과학기술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LG 인공지능(AI)연구원장인 배경훈 후보자와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한성숙 후보자 등 기업인 출신이 발탁됐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역시 관료 출신이지만 2023년부터 LG그룹 싱크탱크인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을 지냈다. 이날 발표한 12명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3명으로 25% 비율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내각에 여성 장관을 30% 이상 기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이날 발표하지 않은 기획재정부,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유력하게 꼽힌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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