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일 앞둔 경주 APEC… “트럼프-시진핑 참석, 다자외교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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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21개국 정상회의 개막
“APEC 계기 美中정상회담 가능성”
러시아-대만에도 초청장 보내… 北초청여부엔 “통일라인 검토 사안”
대통령실 TF가동, 총리 현장점검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초청장은 상대국 정상 명의로 발송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APEC 관련 비서관들이 참여하는 대통령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15일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를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상회의 일정과 인프라, 의제, 무대, 행사, 문화 행사 등 제반 사항을 면밀히 점검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시진핑 참석 가능성… 러시아 대만도 초청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 큰 변수가 없다면 미국과 중국 정상 모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는 미중 정상이 모두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고 행사 준비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다자외교 역량을 펼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 들어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는 관행적으로 편성되는 예산이나 효율이 떨어지는 예산, 낭비성 예산들을 과감히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 들어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는 관행적으로 편성되는 예산이나 효율이 떨어지는 예산, 낭비성 예산들을 과감히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 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에게 APEC 정상회의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 과정에서 양국에 정상의 참석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올해 3월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꼭 (한국에)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시 주석은 올해 2월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년 APEC 의장국이 중국인 만큼 관례 등을 고려했을 때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회원국인 대만에도 초청장을 발송했다. APEC에서는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려해 대만이란 이름 대신에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대만은 과거 대만 총통 대신 반도체 기업 TSMC 회장이 참석한 전례도 있다.

초청장은 러시아에도 발송됐다. 강 대변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할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외교 공관을 통해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ICC 관련 문제는 지금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러시아 부총리가 이번에도 방한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각국 수석대표는 해당 국가에서 자유롭게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북한도 초청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A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서한 발송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는 않았다”며 “(초청 여부는 대통령실이 아닌) 외교 통일 라인에서 별도로 검토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金 총리, 국무회의 도중 자리 떠 현장 점검

김 총리는 11일 정상회의장, 만찬장 등 핵심 인프라 조성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이날 실무자 숙소부터 정상급 숙소까지 숙박시설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다. 김 총리는 호텔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 현장에 방문해 “K-APEC을 기존의 여느 정상회의 이상의 특별한 행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16일까지 경주에 머물며 APEC 정상회의 관련 문화 콘텐츠 준비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외교부 APEC 준비기획단 및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 등 관계 기관은 행사 준비와 관련해 우려되는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분야별 대응 계획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8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1차 TF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후속 TF 회의 등을 통해 관계 기관과 준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행사 개최 전까지 지속적으로 직접 현장에 가서 상황을 챙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도중에 이석해 APEC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회의#다자외교#미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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