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12시간 근무 가능한지 의심”
휴게시간 등 42개 질문 쏟아내
취임 후 첫 부산 찾아 타운홀미팅
“해수부-기업들 최대한 신속 이전”
“나도 산업재해 피해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잇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를 질타했다. 시흥=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올해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아 40여 개의 질문을 쏟아내며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을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아시겠지만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 하고 소위 국내 소득이 4만 달러에 가까운 선진국이라는데 현장만큼은 선진국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로부터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 달 월급 300만 원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그 목숨값이 300만 원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SPC 측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시간, 교대근무 현황, 휴식 시간 등을 비롯해 42개의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SPC 측이 주 4일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12시간 근무제로 진행되는 점을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일주일 4일을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풀로 12시간 일하는 게 가능한 건지 의심이 든다. 이게 노동법상으로 허용이 되는 거냐”며 “12시간씩 일하면 8시간 외 4시간에 대해서는 150%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 휴식 시간에 관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알지도 못하면서,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행한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심야 장시간 노동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특공대라고 생각하고 불시에 예상하지 못할 곳에 실시간으로 점검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취임 후 처음 부산을 찾아 타운홀 미팅을 열고 “해양수산부를 포함한 산하 기관, 관련 기업들, 공공기업, 출연기관도 최대한 신속히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각각 부산시장,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과 동행해 연내 해수부 부산 이전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 이전과 관련해 전 장관에게 “연말까지 부산에 이사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질문했다. 전 장관이 “올 수 있다”고 답하자 현장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역시 행정인은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정치적 발언의 경우 빈말하고 그런 게 습관이 돼 뭔 얘기를 해도 안 믿더라. 그러나 저는 다르다. 한다면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은 항만물류 도시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발전 전략을 짜 볼 것”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항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고, 특히 부산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극 체제 집중화 전략, 불균형 성장 전략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이번 정부는 이전과 다르게 국가의 자원 배분이나 정책 결정에서 균형 발전 전략을 국가 생존 전략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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