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美 농축산물 개방 요구에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수는 없어”

  • 동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한일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24 대통령실사진기자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일단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관세 협상 타결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쌀, 소고기 등은 추가 개방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지금도 관세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좀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며 “그러나 우리 기본적 입장은 그런 문제도 다 당시 함께 다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그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또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에 유리한 새 의제를 제기하거나 기존 합의를, 쉽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있어서 여유가 좀 있던 것 같다. 그런데 국제 통상, 외교 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이어서 우리 역시도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 필요한 거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 국가이고, 주권 국가에서 우리 주권자들,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도 그리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에 대해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협상의 기술,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관련 조언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미국과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현장에서 특별히 제가 요청해서 자신들과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 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이유는 사실 대부분 미국과 협상 얘길 하느라 지연됐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트럼프 행정부#농축산물#시장개방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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