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게 구금된 아들 도와달라”…美동포 간담회서 李에 편지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7일 11시 14분


코멘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 달여 전 공항에서 체포된 한국인 이민자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받아 읽고 있다. ⓒ News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 달여 전 공항에서 체포된 한국인 이민자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받아 읽고 있다. ⓒ News1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 여파로 일부 한인들이 석연치 않게 구금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한인 단체가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구명 도움을 요청했다.

26일(현지 시간)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지난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재미동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에게 체포 및 구금, 추방 위기에 놓여 있는 한인 이민자와 입양인들의 구명에 도움을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미교협 측은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한 달여 이상 구금된 상태인 미 영주권자 김태흥 씨(40)의 모친이 작성한 편지를 전달했다.

5세 때 미국에 와 35년간 미국에 살며 텍사스 A&M 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 씨는 라임병 치료 연구팀에서 일해 왔다.

최근 김 씨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2주간 방문했다가 지난 7월 21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세관단속국에 체포돼 공항에 일주일 넘게 억류됐다. 이후 애리조나주의 불법 이민 교도소로 옮겨진 그는 현재 텍사스주 한 수용시설로 이감돼 한 달 넘게 갇혀 있다.

미교협에 따르면 이민 당국은 김 씨의 구금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변호사 상담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2011년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 기소 전력이 체포되는 데 영향을 준 것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김 씨 모친 이예훈 씨는 편지에서 “(아들에 대한 체포가) 14년 전 경범으로 법원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던 것 때문인 것 같다”며 “자식의 오래전 실수는 인정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혹한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재판을 받아야 하더라도 일단 풀어주고 진행해도 될 일”이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편지를 읽고 대사관 측에 협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워싱턴DC 총영사가 미교협을 통해 김 씨 가족 측과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인혜 미교협 나눔터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편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지시를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며 “함께 있던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상원의원도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단속 실적을 늘리는 과정에서 표적 단속 및 부당한 구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31일에는 성공회 사제인 모친을 따라 적법하게 미국에 와서 대학에 다니던 고연수 씨(20)가 비자 문제로 법원에 출석했다가 미 이민 당국에 억류된 바 있다. 고 씨는 이달 4일 석방됐다.

#이민자 정책#억류 사건#미교협#이재명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