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조희대에 에둘러 경고…“모든 권한은 국민 향해야”
세종서 첫 국무회의…“빨리 제2 집무실 지어 옮겨야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선거를 통해서든 임명을 통해서든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라며 “마치 권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착각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애둘러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빨리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지어 세종으로 옮겨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 “선출이든 임명이든 권력 원천은 국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우리가 가끔씩 잊는 게 있는데, 권한과 권력 가지면 그게 자기 것인지 착각하는 경우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은 자기 것도 아니고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타고난 것도 아니다”며 “잠시 국민에게 위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은) 시험을 봤든 선거를 통해 표를 얻었든 내가 갖고 있지만 잠시 위탁 받은 것, 대리하는 것”이라며 “이걸 잊어버린 경우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행사하는 모든 권한 모든 업무는 오로지 국민 향해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거론하며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전날(15일)에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 도중 조 대법원장 사퇴설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가 수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발언의 배경은 따로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임명 권력’을 언급한 것은 사법부와 조 대법원장을 애둘러 지칭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착각에 빠지지 말라’, ‘권력의 원천은 국민’ 등의 발언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이 사법개혁에 판사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난 것에 대해 애둘러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 “세종 회의는 처음, 집무실 빨리 지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 회의는 처음”이라며 “세종시는 지역균형발전의 상징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와보니까 허허벌판이었던 세종을 오늘날의 모습으로 키워낸 우리의 성과, 그리고 이를 위해서 애쓴 공직자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 운명을 결정하는 건 여러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게 공직자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소위 권력이라는 것을 가지고 사회의 주요한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며 “공직자들이 바른 마음으로 열성을 다하고 노력하면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공직자 몇몇에 의해 그 나라의 운명이 판이하게 바뀌기도 한다. 망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세종의 모습을 보니까 지방분권도, 균형발전도 어느 정도 진척이 있는 거 같다”며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세종으로 와 자리 잡느라 애쓰시는 공직자 덕에 대한민국도 균형발전의 꿈을 현실로 조금씩 만들어 가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지속적 성장 발전을 위해서 이제는 균형발전이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5극3특이라는 말을 만들어 쓰고 있다”며 “5극3특 전략 추진에 보다 속도를 내야 될 거 같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방 균형 전략으로 충청권·대구경북·부울경·호남·서울을 5극, 강원·전북·제주를 3특으로 묶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5극3특 체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가 청년 주간”이라며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관련해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사업을 세심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며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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