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불필요한 강대강 정책으로 진짜 원수 된것 같아
통일부는 적대 완화, 외교부는 경제영토 확장 역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9.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북한은 혹시 남쪽이 북침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3중 철책을 친다고 한다”며 “혹시 탱크라도 넘어오지 않을까 해서 평원 지역에 방벽을 쌓고 다리와 도로를 끊는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1950년 전쟁 이후 북한이 전 분계선에 걸쳐 3중 철책을 치고 옹벽을 쌓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요새 남북 관계를 들여다보면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 과거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진짜 원수가 돼 가는 것 같다”며 “불필요하게 강 대 강 정책을 취하는 바람에 정말로 증오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하자, 우리는 남이다, 남 중에서도 철천지원수의 남’ 이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으냐”라며 “정략적 욕망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그런데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겠다는 얘기를 제가 드린 것처럼 남북 간에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력하고, 공존·공영의 길을 가야 하는데 지금은 바늘구멍 하나도 여지가 없다”며 “북측의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보면 접촉 자체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상황을 우리 입장에선 인내심을 가지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일종의 업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남북 간의 적대가 완화될 수 있도록 신뢰가 조금이라도 싹틀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 역할은 통일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여서 통일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통일부의 역할을 언급한 것은 최근 대북정책 주도권을 두고 외교부와 통일부 간 발생한 갈등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19.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외교부를 향해선 “지금 국제경제 질서조차도 외교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 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 정책인데 평화조차도 외교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제 분야의 국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저는 외교가 결국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외공관이 문화 진출, 경제 영토 확장의 교두보, 첨병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