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국가기관 연관설 띄운 李… 尹정부 정보사 정조준

  • 동아일보

[李 “무인기 北침투 전쟁행위”]
‘침투 주장’ 대학원생 인터넷 매체에… 작년 4월 정보사가 공작금 지원
北침범 관여 여부는 수사 더 필요… 일각 “노상원-문상호 세력 여전”
李 “긴장 고조되면 경제에 악영향”… “왜 체크 못했나” 국방장관 질책도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민간 무인기의 북한 침범 사건에 대해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다”며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민간 무인기의 북한 침범 사건에 대해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다”며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민간인들이 북측에 무인기를 보내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한다는 상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민간 무인기의 북한 침범과 관련해 ‘국가기관 연관설’에 무게를 실은 것. 이 대통령은 형법상 사전(私戰)죄를 언급하면서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 지역에 총을 쏜 것이랑 똑같다”며 엄정 처벌을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 조사본부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국군정보사령부의 연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19일 정보사에 조사본부 소속 요원들을 보냈다.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정보사가 지난해 9월과 이달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하는 대학원생 오모 씨를 지원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 李, 민간인 北 무인기 침투에 ‘국가기관 연관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 대북 무인기 때문에 시끄럽다”며 “불법적인 목적으로 무인기를 북침시킨다든지, 민간인이 북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오 씨가 지난해 4월 등록한 위장 인터넷 매체 N사와 G사가 “정보사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계통의 공작 자금을 받아 설립된 것이 맞다”고 했다. 한 소식통은 “오 씨의 경우 자신만이 세상을 구할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하는 등 영웅 심리가 과해 정보사 내부에서도 ‘공작을 위한 협력을 하기엔 너무 위험한 인물’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오 씨가 만든 인터넷 매체는 극우·반북 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대북 심리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위장 인터넷 매체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이전만 해도 정보사 내부 휴민트 특기 부대원들이 민간인과 연계해 위장 인터넷 매체를 설립하는 방식의 공작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군 공작용 위장 회사’ 의혹이 불거지자 두 매체는 이날 한때 ‘임시 중단’이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접속이 제한되기도 했다.

오 씨의 위장 인터넷 매체에 대한 공작 자금 지원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정보사 내부에 비상계엄의 숨은 기획자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등을 추종하는 세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정보사가 오 씨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는 것에도 공작 자금 지원 등으로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수사가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무인기 체크를 못 하나” 국방부 질타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도중 “개인적으로 침략 행위를 하면 처벌하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는 분 없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대답을 못 하자 “희한한 죄명이라서 잘 모르는 모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을 유발하려 하거나 소위 사전 행위라고 하는 죄가 있다. 사전 개시죄”라고 말했다. 형법 제111조는 ‘외국에 대해 사전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사람(오 씨) 이야기로는 3번 보냈다는데 어떻게 경계 근무하는 데서 체크도 못 하느냐”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 안 장관이 “레이더로 주로 체크하는데 미세한 점만 보인다고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미세한 점 정도로 보인다? 하여튼 구멍이 났다는 이야기”라며 “전에 북한 무인기 침투 때는 적당히 추적은 일부 했다고 하는데 북측으로 가는 것은 체크를 못 하느냐는 의심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게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간에 대결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며 “남북 사이에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적대 감정이 제고되지 않도록 최선으로 잘 관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3일 한국 무인기 북한 침투 주장에 대해 “서울 당국은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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